유통가, 한파에 모처럼 '웃음꽃'… '겨울맞이' 본격 채비
백화점 정기세일 증가율 20%↑
겨울 외투 구입 소비자 몰려
온라인업계도 판매량 급증
11월 쇼핑대전 '선방' 평가
지난주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찾아오면서 백화점의 정기세일 매출이 모처럼 증가했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와 유통업계 모두 ‘겨울맞이’에 나섰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겨울 정기세일 기간 백화점 3사의 매출 증가율이 2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백화점 매출은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인한 소비침체에 고전해왔으나, 한파가 찾아오자 겨울 외투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 세일과 비교해 20%가량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특히 겨울 외투를 장만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숏패딩 등 아웃도어 매출은 45% 올랐다. 영패션·스포츠·남성패션·여성패션 모두 지난 세일 대비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머플러와 모자, 장갑 등 방한 아이템 매출도 20~8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23.1% 늘어났다. 특히 세일 초반 사흘간 ‘쓱데이’와 기간이 겹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패딩 등 겨울 아우터를 판매하는 스포츠 매출이 36.7%로 가장 크게 늘었고, 영패션(23.2%)·여성패션(22.0%)·남성패션(16.6%)·잡화(15.5%) 등의 매출도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이 기간 매출이 22.6% 늘었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한파가 닥친 지난달 24일 이후에 31.1%로 높아져, 매출이 늘어난 데 추위가 한몫한 것으로 해석된다. 겨울 외투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영패션(49.7%)과 스포츠(27.5%) 매출이 늘어났다.
백화점 3사 모두 정기세일 매출 증가율이 20%를 넘긴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백화점 업계는 코로나19 기간 명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 들어 소비침체가 심각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계는 추위와 함께 겨울 세일 매출이 회복세를 보인 만큼, 4분기 실적에는 기대를 거는 모양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지자 겨울 외투를 마련하려는 고객이 늘고, 실내 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매출이 조금 올랐다”면서 “4분기에는 연말을 맞아 쇼핑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2월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와 유통업계도 본격적인 겨울맞이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따르면,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바닥 카펫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카펫·러그의 10일간 매출은 이전 10일간 대비 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쇼핑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29일까지 방한용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 특히 이번 겨울 대유행 패션 소품인 ‘바라클라바’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00% 증가해 겨울 유행상품 임을 입증했다. 바라클라바는 넥워머와 후드가 합쳐진 제품으로 MZ세대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핫팩(741%), 털슬리퍼(705%), 무릎담요(423%) 등 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한편 유통업계의 연중 최대 할인 전략을 앞세운 ‘11월 쇼핑대전’ 역시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주요 백화점·마트·이커머스 업체들은 중국 광군제(11월 11일)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4일)를 맞아 지난달 각종 할인 행사와 사은행사, 기획전을 경쟁적으로 펼쳤다.
특히 할인 폭이 큰 극 가성비 제품 위주로 인기가 높았다. 실제 롯데마트의 반값 삼겸살과 킹크랩은 10% 추가 물량까지 완판됐고, 신세계푸드의 2900원짜리 노브랜드 짜장버거는 6일간 5만 개가 팔려 최단기간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마트는 대형가전과 ‘반값 행사’로 호응을 얻은 가공식품 매출이 늘었고, 신세계백화점도 대형가전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