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자 8명에게 합격 통보… 부산시 인사시스템 또 ‘고장’
부산신용보증재단 신입 채용
담당자 실수라지만 오류 반복
지난 9월 이어 올해만 2번째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신입 직원 채용 과정에서 불합격자가 합격 통보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9월 지방공무원 임용 과정에서도 벌어졌던 합격 통보 오류(부산일보 9월 8일 자 18면 보도)가 2개월 만에 다시 벌어졌다. 시가 올해 주관한 2차례 채용에서 연달아 이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시 채용 시스템 전반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시 산하 부산신용보증재단 신입 직원 합격자 발표 과정에서 불합격자 8명이 모두 합격자로 분류돼 공지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 합격자 통보가 이뤄졌는데 오후 2시 11분부터 오후 2시 51분까지는 불합격자들에게까지 합격 안내가 이뤄졌다. 필기시험, 서류면접 등을 거쳐 최종면접에 응시한 11명의 지원자 중 3명이 합격하고 8명이 불합격이었지만 11명 모두가 합격자로 안내됐다.
합격 여부는 부산신용보증재단 홈페이지에서 응시자가 이메일 주소와 사전에 지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확인하는데, 40분 사이 8명 중 4명은 홈페이지를 통해 ‘잘못된’ 결과를 확인했다.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재단은 이날 오후 2시 51분부터 합격자 확인 시스템을 수정했다.
최종 불합격 통보를 받은 취업준비생 A 씨는 “가족들에게도 합격 사실을 알렸는데 뒤늦게 재단에서 연락이 와서 불합격이라고 해 어안이 벙벙했다”며 “채용 과정이 공정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부산신용보증재단 측은 “담당자가 프로그램의 특정 버튼을 잘못 눌러 모두 합격자로 통보가 됐다”며 “이후 불합격자에게 전화, 문자 등으로 수차례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시의 채용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부산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 발표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 실수로 최종 불합격자에게 합격증이 발급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응시생 B 씨는 합격자 발표 당일 지방자치단체 인터넷 원서접수 센터로 로그인 해 자신의 합격 여부를 확인했다. 원서접수 시스템상으로 B 씨는 이번 지방공무원 임용 최종 합격으로 등록돼 있었고, 공무원 합격증까지 발급받았지만 최종 합격자가 아니었다. 당시 시는 “원서접수 센터로 명단을 넘기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두 차례 채용에서 같은 형태의 오류가 반복되면서 시 채용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신용보증재단을 포함한 시 산하 15개 기관이 올해 172명의 신입 직원을 선발하며 모두 같은 시스템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시는 ‘단순 행정 실수’라는 입장이지만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채용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