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탈락 늘고 N수생 늘고… 역대급 정시 경쟁 예고
서울 소재 자연계열 수시 탈락
전년보다 4만 명 많은 35만 명
N수생 비율 28년 만에 최고
의대 모집정원 확대 이슈 더해
정시 눈치싸움 더 치열할 듯
202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수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 상당수가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입시 업계에서는 자연계열에서 탈락한 수험생이 인문계열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정시모집은 수시모집 탈락자 수 증가와 함께 ‘N수생’ 급증 현상까지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입시전문업체 종로학원이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서울권 소재 대학의 수시 탈락생은 67만 5800여 명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 62만 5400여 명보다 5만 명 넘게 늘어난 규모다. 탈락생 수는 최대 6차례 지원할 수 있는 현행 수시전형에 참여한 모든 지원자 수에서 대학별 모집정원을 뺀 수치다.
계열별로는 자연계열 탈락생 수가 인문계열 탈락생 수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탈락이 예상되는 자연계열 수험생 수는 35만 8300여 명으로 예측됐다. 수시모집에서 탈락한 자연계열 수험생 수는 2022학년도 30만 7200여 명, 2023학년도 31만 6200여 명을 각각 기록했지만, 올해 입시에서는 4만 2000여 명이 늘어나 35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종로학원은 수시모집에서 탈락한 인문계열 수험생 수는 자연계열보다 적을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탈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문계열 수험생 수는 31만 740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0만 9200여 명보다 8200여 명 늘어나는 데 그친 수준이다.
수시모집 탈락 수험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정시모집 전형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정시모집은 N수생 지원자 증가세까지 더해져 경쟁률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집계한 올해 수능에서의 N수생 응시생 수는 전체 응시생 수 3명 중 1명에 육박하는 31.7%였다. 이는 수능 첫해인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후 세 번째 높은 수치이며, 1996학년도(37.3%)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역대 정시모집에서 N수생들이 재학생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던 경향을 고려한다면 재학생들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입시 전문가들은 서울권 대학 내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경쟁은 상당히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연계열 입시에서는 최근 정부가 논의 중인 의대 모집정원 확대 이슈까지 맞물려 있어 변수가 어느 때보다 많은 상황이다. 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얻은 상위권 학생들이 소신 지원에 나설 경우 수험생들의 눈치싸움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지역 대학 수시 탈락자 수가 늘면서 정시에서 소신 지원 양상이 나타날 경우, 정시 경쟁이 지난해보다 더욱 치열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의대 모집정원 확대 이슈와도 맞물려 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은 뜨거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주요 대학들은 수능 성적 발표일인 오는 8일을 시작으로 속속 수시모집 전형별로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앙대와 서강대는 각각 오는 8일과 오는 14일 수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한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부산대, 경희대 등 대부분의 대학들은 오는 15일 수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하고 정시모집 전형에 들어간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