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5선 이상민 탈당… "고쳐쓰기 불가능한 상황"
친명계와 갈등 당 떠난 첫 사례
비명계 탈당 러시 가능성 낮아
공천 룰 개정에 계파간 긴장 고조
‘이재명 사당화’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비명(비이재명)계 5선인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유성을)이 3일 “민주당에 대한 더 이상의 기대와 노력은 무망하고 무용할 따름”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친명(친이재명)계와의 갈등으로 당을 떠난 첫 사례다. 추가 탈당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지만, 친명계 독주 논란과 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민주당 내분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이 의원은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돼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됐다. 도저히 고쳐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당과의 ‘결별’ 의사를 밝혔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 의원은 지난 대선 이후 이 대표와 친명계의 독주 행태를 비판하면서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거친 비판을 받아왔고, 최근에는 “당에 정나미가 떨어졌다”며 ‘12월 초’ 탈당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그의 차기 행선지로는 제3지대 신당 또는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공천 룰’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또 한번 분출되고 있지만, 이 의원의 탈당이 비명계의 탈당 러시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상식’은 아직 당내 ‘정풍 운동’이 우선이라며 탈당 가능성을 일축한다. 그러나 최근 당 지도부가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을 늘리는 전대 룰 개정과 총선 공천심사에서 하위 평가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높이는 룰 개정에 나서면서 계파 간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이는 이 대표와 친명계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라는 게 비명계의 시각이다. 비명계의 반발에도 전대 룰·공천 룰 개정을 강행하고, 비명계 ‘공천 학살’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면서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김부겸 전 총리도 긴 침묵을 깨고 민주당의 비례대표 병립형 회귀 움직임과 강성 지지층의 행태를 비판해 ‘등판’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