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의결 희박… 조기 해산 가능성
인 위원장 공관위원장 요구 거부 수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내년 총선 ‘주류 용퇴’를 공식화하는 등 강수를 던졌지만, 당 지도부의 외면으로 ‘빈손 해산’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혁신위의 주류 용퇴 권고와 인요한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띄우면서 국면 전환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혁신위는 앞서 지도부·중진·친윤(친 윤석열) 인사 희생과 인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요구에 대해 4일까지 지도부의 입장을 기다린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는 김기현 대표가 거부 의사를 확실히 했고, 주류 희생 요구 또한 최고위에서 의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혁신위원회가 어떻게 보고할지 기다려봐야 한다. (지도부는)기존 입장에서 지금까지 변화가 크게 없다”고 말했다. 혁신위의 주류 용퇴안은 최고위 의결 사항이 아니며, 공천관리위원회 차원에서 우선 논의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가 자충수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 쇄신이 아니라 기득권을 노린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도 “그런 목표로 혁신위 활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결국 인 위원장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혁신위는 조기 해산 수순에 들어갈 수도 있다. 조기 해산할 경우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도부는 혁신위 조기 해산 가능성과 별개로 총선 체제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현역 컷오프와 인재 영입, 공약 개발 작업 등 총선 준비 작업에 매진할 전망이다. 이르면 이달 중순 출범하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를 넘겨 받아 지역구별 선수 선발에 착수한다.

인재영입위원회의 영입 인사 발표도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영입위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 여러 인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해 ‘새 얼굴’ 공개를 준비 중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