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탄핵’ 공방전, 예산안 설전으로
여 불참 속 손준성·이정섭 탄핵안 통과
내년도 예산안 법정처리시한 넘겨
국힘 “막가파 탄핵” 민주 “민생 외면”
헌정사 두 번째 ‘현직 검사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단 15분 만에 통과됐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자진사퇴 등 여야 간 탄핵 공방 속 내년도 예산안도 법정 처리시한을 넘겼다.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여야는 예산안 불발의 책임을 두고도 ‘네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받는 손준성 검사장과 최근까지 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의 수사 책임자였던 이정섭 차장검사의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쳤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불참하면서 표결엔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만 참여했다. 투표 결과 ‘검사 손준성·이정섭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180표 중 각각 찬성 175표·174표로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넘겨졌다. 이날 오후 3시 16분에 시작된 표결은 15분 만에 종료됐다.
이 위원장은 이날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 개의에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김 의장을 향해 “막가파 탄핵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실 앞 복도에서 40분가량 점거 농성을 벌였고, 김 의장이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면서는 “네가 국회의장이냐”는 등의 반말이 뒤섞인 고성도 오갔다.
정국이 얼어붙으면서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예산안 합의를 뒤로하고 탄핵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3일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대 고위협의회에서 “민주당의 습관성 묻지마 탄핵과 막가파식 특검 폭주로 국회의 정상 기능이 마비되고 국정 운영 발목잡기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회는 이성과 상식이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민주당에 의해 폭주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작 민생을 외면하는 건 윤석열 정부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윤 정부가) 약자 복지에 나서겠다고 해놓고 예산을 삭감하려는 것은 양두구육 예산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