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3분 뒤 불운의 자책골
‘도움’ 추가 3-3 무승부 이끌어
올 시즌 5번째 ‘맨 오브 더 매치’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1’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4일 맨시티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이 맨시티를 상대로 ‘1골 1도움 1자책’이란 진기록을 쓰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6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3-3 무승부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특유의 빠른 질주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맨시티의 골망을 흔들며 리그 9호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득점 이후 3분 만에 자책골을 넣기도 했다. 프리킥 수비 과정에서 공이 손흥민의 허벅지를 맞고 토트넘 골대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이후 1골을 더 허용해 1-2로 끌려가던 토트넘은 후반 24분 손흥민의 어시스트로 지오바니 로셀소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한 골씩을 더 주고받은 두 팀은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 2개를 올리는 등 활약을 인정 받아 경기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맨 오브 더 매치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날 EPL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4만 1914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손흥민은 40.8%의 득표율로 맨시티 엘링 홀란(33.3%)을 제쳤다. 리그 득점 선두(14골) 홀란은 이날 어시스트 하나를 추가했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건 해트트릭을 기록한 4라운드 풀럼전을 시작으로 이날이 5번째다.

각종 매체도 손흥민에게 좋은 평점을 매겼다.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후반 45분 극장 동점골의 주인공 데얀 쿨루세브스키(7.6점)에 이어 손흥민에게 두 번째로 높은 7.5점을 부여했다. 풋몹은 쿨루세브스키(8.4점) 브레넌 존슨(7.8점) 손흥민(7.7점) 순이었고, 풋볼런던은 쿨루세브스키 9점, 손흥민에겐 8점을 매겼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골·도움·자책골을 모두 기록하며 EPL 역대 5번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같은 기록은 2008년 12월 애스턴 빌라전에서 볼턴의 케빈 데이비스가 처음 썼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인 루니도 2012년 10월 스토크시티를 상대로 골·도움·자책골을 넣었다.

토트넘 시절 개러스 베일도 2012년 11월 리버풀전에서 진기록을 썼고, 손흥민 직전에는 지난해 11월 제이컵 램지(애스턴 빌라)가 맨유를 상대로 기록했다.

이날 손흥민의 골과 자책골은 두 골 사이 시간이 짧은 점으로도 손꼽히는 기록이다. EPL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의 선제골과 자책골 사이 시간은 정확히 ‘137초’이다.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의 두 골이 2012년 12월 맨유의 조니 에반스가 뉴캐슬을 상대로 기록한 167초보다 짧은 ‘골과 자책골 사이 최단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EPL 홈페이지는 리그 역사상 경기 시작 10분 이내에 득점과 자책골을 모두 기록한 선수가 1999년 5월 개러스 배리(애스턴 빌라)에 이어 손흥민이 두 번째라고 전했다. 당시 배리는 찰턴을 상대로 전반 3분 자책골을 넣은 뒤 전반 7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날 리그 9호 골을 넣으며 EPL 통산 득점을 112골로 늘린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통산 8번째 골을 기록하며 여전한 ‘맨시티 킬러’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첼시·레스터시티·리버풀·맨시티까지 EPL 직전 시즌 챔피언 4개 팀과의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는 최초 기록도 썼다. 앞으로 손흥민이 리그에서 한 골만 더 넣으면 2016-2017시즌부터 8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게 된다.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4일 맨시티전에서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