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숲 조성 공로… 신기호 씨 ‘이태석 봉사상’ 수상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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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
13년간 주민들과 사막화 방지 힘써

몽골 현지인들과 사막화 방지 조림사업장을 찾은 신기호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가운데).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몽골 현지인들과 사막화 방지 조림사업장을 찾은 신기호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가운데).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몽골에서 사막화를 막기 위해 숲을 만들고 주민 자립을 도와온 기후환경 활동가가 ‘이태석 봉사상’을 받는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는 제13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로 신기호(49)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신 지부장은 사람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살려 2010년부터 몽골에 숲을 만들면서 주민 자립을 도왔다. 푸른아시아는 기후 위기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연대해 지속 가능한 공동체 모델을 만드는 활동을 해온 비영리 환경단체다.

제13회 이태석 봉사상을 받는 신기호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제13회 이태석 봉사상을 받는 신기호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신 지부장은 현지 기후 환경 활동가, 주민들과 함께 몽골 투브아이막 바양척트솜, 볼강아이막 바양노르솜 등에 축구장 1200개 규모 나무를 심었다. 주민들 소득 창출을 위해 임농업교육센터 건립도 총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800여 가구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을 키웠고, 사막화 피해 지역 주민들 삶의 질도 개선했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김영종 봉사상분과 위원장은 “요즘 기후 변화가 태풍·홍수·가뭄 등 자연재해를 더 많이 일으키고, 인류 생존에 위협 요인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13년이란 긴 시간 동안 활동을 이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몽골 주민들과 조림사업장에서 사진을 찍은 신기호 지부장.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몽골 주민들과 조림사업장에서 사진을 찍은 신기호 지부장.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신 지부장은 “제 고향 부산에서 주시는 상이라 더욱 영광이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며 노력하는 많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지에서 이름도 내세우지 않았던 이태석 신부님처럼, 같은 마음으로 헌신한 모든 이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신 지부장은 주민과 신뢰를 쌓은 뒤 스스로 미래를 계획하며 협력을 요청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사막화가 된 지역에 나무를 심어 땅을 살리고, 그 땅에서 재배한 농작물을 판매해 소득을 올리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과정을 체험한 주민들은 방관자적 자세에서 그 땅의 주체이자 주인이 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몽골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립 사업장을 둘러보는 신기호 지부장.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몽골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립 사업장을 둘러보는 신기호 지부장.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요즘 신 지부장은 주민 자립을 고민한다. 숲이 지속되려면 주민들이 경제 활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문턱 높은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주민을 위해 생계비, 학자금, 자립 사업비 등을 지원할 사업을 모색 중이다.

푸른 지구를 위해 고향인 부산 시민들과 나무를 심는 날도 상상해 봤다고 밝혔다.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 톤즈에 사랑을 심었듯 지구 미래를 위해 ‘나무와 사람’을 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태석 봉사상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제정됐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는 봉사상 외에도 청소년 교육, 예술인 재능 기부 문화 사업, 의료 봉사를 통한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이태석 봉사상 시상식은 내년 1월 10일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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