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노화의 주범, 당독소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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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영양팀장
동남권항노화의학회 식품영양이사

‘당독소(glycotoxin)’, 학술적인 명칭은 ‘최종당화산물(AGEs)’이다. ‘당화’란 단백질 혹은 지방이 당과 결합해서 변화되는 반응이며, 그 결과로 생성된 물질을 ‘AGE’라 부른다. 이 반응은 식품이나 우리의 신체 내에서 일어나며 일부는 신장을 통해 배출된다. 하지만 일부는 몸에 축적돼 노화를 가속하는 원인이 된다. 당독소가 오랜 기간 과도하게 축적되면 피부노화, 만성피로, 당뇨합병증, 알츠하이머, 뇌혈관질환, 암 등 각종 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다.

식품 중 당독소는 먹음직스럽게 보이게 하는 갈색을 띤다. 커피와 같은 휘발성 향기 성분도 생성한다.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할 경우 나타나며 이를 처음 분석한 프랑스 화학자의 이름을 붙여 ‘마이야르 반응(당화반응)’이라 부른다. 체내에서는 혈액 중 포도당이나 포도당 분해산물이 헤모글로빈, 저밀도콜레스테롤(LDL), 콜라겐 등과 같은 성분과 반응하여 다양한 종류의 최종당화산물을 생성한다. 고혈당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이 반응이 더욱 가속화되어 많은 양의 당독소가 생성될 수 있다.

당독소를 줄이기 위해 먼저 과도한 당섭취를 피하자. 빵, 탄산음료, 패스트푸드를 즐겨 찾는 식습관 변화, 달고나 커피, 혹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탕후루 등과 같이 당함류량이 높은 식품의 유행으로 한국인의 당 섭취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의 1일 당 섭취 권장량은 성인 기준 25~50g이지만 한국인 1일 평균 섭취량은 약 70g으로 권장량보다 높다. 12~18세 청소년은 80g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음료수의 경우 콜라와 같이 갈색이 강한 음료수는 사이다, 오렌지 주스 등에 비해 당독소 함량이 높다. 당분을 고려하여 선택한 다이어트 콜라의 경우도 당독소 함량이 높으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다음은 식품 조리법을 바꾸는 것이다. 가급적 조리 시간을 최소화하고, 단백질이나 지방이 많은 식품은 굽거나 튀기기보다 삶거나 데치고 찌는 방식을 선택한다. 커피는 로스팅을 짧게 하는 방안도 있다. 구운 소고기는 삶은 소고기에 비해 당독소 함량이 약 6배 높고, 튀긴 닭고기는 삶은 닭고기보다 약 16배, 튀긴 감자는 삶은 감자보다 약 89배 당독소 함량이 높다.

두부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이지만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를 기름에 둘러 고온에서 구울 경우 삶은 두부에 비해 약 6배 당독소 함량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간장에 재어 고온에서 구워 먹는 갈비, 너비아니는 다른 음식에 비해 당독소 함량이 매우 높다. 두부조림이나 생선조림 등 간장으로 졸인 음식에도 당독소 함량이 높아 조리 시 간장보다는 소금을 선택하는 것이 당독소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반면, 조리할 때 레몬즙이나 식초 같은 산성 식품을 추가하면 당독소 생성을 줄일 수 있다. 항산화 활성이 높은 비타민C, E가 풍부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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