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사촌동생 최창원 2인자로
SK 조대식 등 물갈이
“빠르고 확실한 변화”
재계 서열 2위인 SK그룹의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그룹 부회장단 거취에 시선이 쏠린다. 최태원 회장의 조직 쇄신 의지가 감지되면서 부회장단 전원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달 7일 정기 임원 인사를 진행한다. 최대 관심사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63)을 비롯해 SK(주) 장동현(60), SK이노베이션 김준(62), SK하이닉스 박정호(60) 등 부회장 4명의 거취다.
이들은 2016년 당시 50대 젊은 참모로 줄줄이 승진해 7년간 그룹을 이끌어 왔는데, 조 의장을 비롯한 대부분이 세대 교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반 사퇴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경영인 중심의 부회장단 체제는 최 회장이 계열사 자율경영을 강조하면서부터 수년째 이어졌는데 올해 10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2023 SK CEO 세미나’를 통해 최 회장이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하며 ‘빠르고 확실한 변화’를 주문한 터라 다소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최 회장은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 환경변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대대적인 쇄신과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막대한 투자비가 투입된 배터리 사업부문 등에서 실적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절실함이 반영됐다는 의미다.
조 의장 후임으로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SK디스커버리 최창원 부회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다. 만약 최 부회장이 그룹 2인자 자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등판할 경우 'SK그룹의 형제 경영' 전통은 '사촌 경영'으로 계승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최 부회장은 처음에 의장직을 고사했지만, 설득 끝에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지형 기자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