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안’ 국힘 최고위 상정 불발… 존폐 기로 선 혁신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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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별다른 입장 내지 않아
여 내부 "무대응 적절치 않아"
혁신위, 7일 회의에 상정 요청
조기 해산·비대위 전환 전망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최후통첩 시한으로 제시한 4일 김기현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최후통첩 시한으로 제시한 4일 김기현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는 4일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최후통첩 성격의 혁신안에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앞서 혁신위는 ‘주류 희생 혁신안’을 정식으로 의결하고 지도부에 이날을 답변 시한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에 이를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으면서 혁신위의 마지막 카드인 ‘조기 해산’ 선언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는 혁신위발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혁신위 회의 직후 그동안 ‘권고’ 성격에 그쳤던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인사에 대한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를 이날 공식 안건으로 당 지도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해줄 것을 요청하며 이날까지 당 지도부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당 지도부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혁신위와 당 지도부 간의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혁신안 상정 불발 배경을 두고 양측은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혁신위의 적극적인 상정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오신환 혁신위원은 “(지도부의 설명이)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와 무관하게 혁신안은 당 지도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 용퇴는 무슨 취지인지 알고 이해하고 있으니까 시간을 주고 어떻게 정리가 되는지 지켜보는 게 맞을 것”이라면서도 “결정할 수 없는 내용으로 결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혁신위)본연의 역할 범주, 성격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오는 7일 열릴 당 최고위에 다시 주류 희생 혁신안의 안건 상정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혁신위는 이미 동력을 잃은 분위기다. 이에 혁신위가 마지막 카드로 조기 해산과 ‘비대위 전환’ 강수를 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이 혁신위와 갈등을 빚는 상황은 ‘김기현 지도부’에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지도부 내부에서도 이와 같은 우려가 적지 않은 기류다.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차원의 침묵이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최고위원은 이날 “‘희생’이 의결 사안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취지의 메시지만 내놔도 되는 것인데, 이는 정무 감각의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당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에 당 지도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이날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도 김병민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오늘까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 것은 최악”이라며 김 대표 면전에서 지적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민주당도 혁신위 요구에 건건이 반응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류 희생 혁신안을 안건으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오는 7일 혁신위는 존폐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가 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하지 않거나 거절 의사를 밝힐 경우, 조기 해산과 비대위 전환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아직 당내에서는 혁신위의 주류 희생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시점에서 지도부 교체 등 구체적인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한 분위기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김 대표 체제 유지 전망’에 대해 “당연히 그럴 것”이라며 “(비대위는)현재 상황에서 논의될 계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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