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좋긴한데… 기업현장 도입은 글쎄
부산상공회의소, 지역 기업임원 100명 대상 조사
응답자 56.3% 이용경험… 업무 활용 25% 그쳐
업무활용 불허 52.1%… 영업기밀 유출 등 주원인
부산 지역 기업 임원 2명 중 1명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대화형 서비스 ‘챗GPT’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업무에 활용한 임원은 4명 중 1명에 그쳤으며, 챗GPT를 업무에 도입하겠다는 임원 역시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 제조업이 중심이 된 지역 특성상 AI 기술 도입에 대한 접근이 보수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상공회의소는 6일 지역 임원 100명을 대상으로 ‘챗GPT 인식 및 활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챗GPT는 출시 두 달 만에 월 사용자 2억 명을 돌파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는 AI 대화형 서비스다.
부산상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챗GPT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56.3%였으며, 응답자 상당수(75%)는 개인적 용도로 챗GPT를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업무에 도입한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를 업무에 활용했다는 응답은 25%에 그쳤으며, 챗GPT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응답 역시 절반(47.9%)에 미치지 못했다.
챗GPT 도입에 대한 이같은 부정적인 인식은 관련 교육이나 유료서비스 도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챗GPT 활용을 위한 교육 계획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69.0%가 “없다”고 답했으며, 챗GPT 유료버전이나 업그레이드 된 AI서비스 도입 의향에 대해 응답자의 67.6%는 “없다”고 했다. 향후 기업경영 및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46.5%)’와 ‘아니다(9.9%)’가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챗GPT 허용에 따른 영업 기밀이나 정보 유출,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도입을 놓고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응답자 상당수(67.6%)는 챗GPT가 특정 분야에 한정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 수집 및 검색(81.7%)과 데이터 처리 및 분석(62.0%), 번역(53.5%)등의 분야가 대표적이다. 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가장 수혜를 입을 업종으로는 IT·소프트웨어(33.8%), 법률·행정(25.4%), 광고·마케팅(16.9%) 등이 꼽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부산의 특성상 AI 기술 발전이 기업의 신규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상당수(73.2%)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제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특성상 ‘신규채용 감소’라고 답한 응답자(19.7%)에 비해 압도적인 비중을 보인 셈이다.
반면 이용 만족도와 응답 결과에 대한 신뢰성은 높게 평가됐다.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55%는 만족을 표했으며, 도출된 결과에 대해서는 검증을 전제로 대체로 신뢰한다는 응답이 84.5%에 달했다. 향후 기업 업무에 생성형 AI가 도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챗GPT의 성능과 신뢰도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지역 기업에서는 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업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며 “생성형 AI기술의 발전이 가속화 될수록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도 커지는 만큼 지역 기업들도 빠르게 대응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