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주택 인허가 70% 급감···수년 내 ‘공급 절벽’ 올지도
지난해 13건→올해 4건으로 줄어
2년간 착공 실적도 ‘뚝’…5건 불과
PF대출 난항, 금리·자잿값 상승 탓
“2026년부터 공급 확 줄 것” 전망
올해 경남 김해시 주택 인허가와 착공 건수가 급감하면서 수년 내 신규 주택 공급이 확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해시에 따르면 5일 기준 올해 김해시 주택 인허가 건수는 4건으로 지난해 13건보다 70%가량 감소했다. 지난 2년 간 주택 인허가는 받았지만, 공사에 뛰어드는 사례도 줄어 착공 실적은 5건에 불과했다.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인 인허가 건수와 착공 실적이 동시에 오그라든 셈이다.
이는 최근 경색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주택사업에 큰 타격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분양 우려와 고금리, 자잿값 인상 등도 시행사에 부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 공동주택승인팀 이용현 팀장은 “PF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상황과 6%대까지 치솟은 금리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며 “미분양 걱정도 착공을 미루는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주택 인허가 수가 특히 줄어든 데는 향후 2~3년간 공급 물량이 많이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해시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 현황을 보면 2027년까지 김해에는 공동주택 28개 단지 약 2만 3000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2017년에 주택 인허가 건수가 20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착공은 2020년과 2021년에 몰렸다”며 “그때 착공한 주택들이 내후년까지 순차적으로 준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 공급 물량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인허가 수가 줄어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5년간 김해지역 공동주택 공급량도 적지 않았다. 2019년 1932세대, 2020년 3912세대, 2021년 2186세대, 2022년 814세대, 2023년 4537세대로 집계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착공과 준공이 지연되는 등 주택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2017년 착공한 외동의 한 공동주택은 준공 시기를 지난 9월에서 내년 말로 연기했다. 올 연말 준공 예정인 주촌면의 공동주택 2개 단지는 아직 착공도 하지 않았다.
일부 시민은 사업 지연이 입주 지연 또는 건설사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이미 지어놓은 미분양 주택을 구매하기도 한다. 최근 아파트 계약을 한 김주은(42) 씨는 “공급이 많은 시기에 미분양 주택을 매매하니 오히려 좋은 조건에 살 수 있었다고 본다”며 “거주를 목적으로 계약한 거라 요즘같이 불안정한 시기에는 안전한 집이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김해 주택시장의 경우 내후년까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다가 뚝 끊기면서 2026년부터는 신규 공급이 점차 줄어 ‘입주 공백’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본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인허가 물량이 준 것은 현재 시장 상황이 안 좋고 공급 물량이 많기 때문”이라며 “단시간에 공급이 부족해질 거라는 생각은 안 해도 된다. 내년부터 공급이 급감하는 부산·울산과는 달리 김해는 앞으로 2~3년간 입주 물량이 매우 많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3~4년 이후에는 입주 물량이 확 줄어들 수 있다”며 “이때부터 주택시장 경기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