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합동의회 출범 일단 불발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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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숙의 필요” 입장 변경 탓에
6일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안건 상정 안돼

6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제9차 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6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제9차 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6일 출범이 기대됐던 부산·울산·경남 합동의회가 경남도의회 측의 갑작스런 입장 번복으로 불발됐다. 경남도의회는 합동의회를 구성하는 데 큰 틀에서 동의한다면서도 아직 도내 반대 여론이 있어 추가 설득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초 이날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2023년 대한민국시도의장협의회 제9차 임시회’에서는 부울경 합동의회 구성과 관련한 안건을 상정될 예정이었다.

부울경 합동의회는 부산시의회 안성민 의장이 지난달 울산시의회와 경남도의회 의장단을 연달아 찾아 부울경 주요 현안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자고 제안하면서 논의에 본격 속도가 붙었다. 이에 울산시의회와 경남도의회 의장단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고 이날 대한민국시도의장협의회 임시회에서 안건으로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주 돌연 경남도의회 측에서 안건 상정 연기를 요청했다. 경남도의회 측에서는 경남 내에서도 여전히 행정통합과 관련해 이견이 있어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경남도의회의 이같은 갑작스런 입장 선회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울경 메가시티 이슈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는 까닭에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국민의힘 중앙당 차원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넘어 울산까지 함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경남과 울산 국회의원들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를 두고 내부에서도 엇박자가 나오는데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부울경 메가시티가 과연 제대로 추진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부울경 지자체장도 국민의힘, 시도의회 의장도 모두 국민의힘인데 이렇게까지 대열이 정돈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시민들이 여당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부울경 합동의회 출범은 일단 불발됐지만 각 의회에서 3명씩 참여하는 협의체를 개문발차해 논의는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부산시의회 안성민 의장은 “도시 광역화는 지방소멸 시대 속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 “시도의회별로 3명씩 참여하는 협의회에서 합동의회를 조속히 띄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은 7일 김두겸 울산시장과 만나 부울경 메가시티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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