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지상전, 내년 1월까지 이어질 듯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 관측
향후 저강도 국지전 전환 예상
미국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가자지구 남부를 겨누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내년 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복수의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지상전의 현 단계가 특정한 하마스 무장 세력과 지도자들을 제한적으로 목표로 하는 저강도, 국지전 전략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몇주, 아마도 1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은 또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1월까지 보다 표적화된 전략으로 전환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고강도 전투를 하다 테러 지도자를 겨냥한 제한된 군사작전으로 전환한 것과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도 CNN에 “우리는 몇주 동안 고강도 작전을 펼친 뒤 저강도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7일간 이어진 하마스와의 일시 휴전이 종료된 지난 1일 오전부터 작전의 초점을 가자지구 남부로 옮겨 칸유니스 등에서 대규모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이스라엘이 고강도 작전, 특히 동원된 예비군을 무기한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북부 국경에서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 싸우고 있는데 두 전선에 대응하려면 일단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최대한 제거한 뒤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자지구 남부 지상전이 몇 주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은 대규모의 민간인 희생자를 낳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 방식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일 레이건 국방 포럼에 참석해 “시가전의 (전략적) 승리는 오직 민간인 보호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교훈”이라며 민간인 보호 노력이 없다면 ‘전술적 승리’를 ‘전략적 패배’로 바꿀 위험이 있다고 강도 높게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대부분의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스라엘에 적극적인 민간인 보호 조치를 촉구하면서도 작전 방식에 대해 직접적으로 훈계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CNN은 “당국자들이 이스라엘을 큰소리로 부끄럽게 하는 것보다 배후에서 조용히 조언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미국의 경고가 없었다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북부 공격 범위가 훨씬 넓었을 것이라며 미국의 압박이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하마스의 마지막 보루로 알려진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유니스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칸유니스 바로 북쪽에는 이스라엘군 진지가 세워지고 있으며, 외곽 일부 지역에는 이미 이스라엘 탱크와 병력이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미 가자지구 최대도시인 가자시티가 거의 점령된 상황에서 제2 도시인 칸유니스마저 빼앗기면 하마스는 더는 조직적 저항이 힘든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