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석 늘어나는 낙동강벨트, 여야 모두 “해볼 만하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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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획정위 “강서구 독립·북구 분구”
국힘 “인물론 승부” 민주 “긍정적” 반응
강서, 명지신도시 표심이 최대 변수
북구, 갑을 분할 방식 따라 유불리 달라
3개 지역구 모두 만만찮은 ‘경합지역’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6일 국회에서 만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6일 국회에서 만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북강서 분할’ 방안을 놓고 부산 정치권이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특히 북구의 경우 구체적 분할 방식을 놓고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다. ‘낙동강벨트’인 북강서의 선거구 증가 가능성에 야당은 “긍정적”이라며 반기는 모습이다. 여당에선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면 불리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 5일 발표한 부산 북강서갑·을 지역구를 3개로 분할하는 안을 제시했다. 강서구를 독립선거구로 만들고 북구를 갑·을로 분할하자는 제안이다. 이 획정안이 현실화될 경우 3개 지역구가 모두 ‘경합지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서구의 경우 독립선거구가 되면 ‘명지 신도시 표심’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서구 주민등록 인구 가운데 명지1·2동 인구의 비율은 60%에 육박한다. 선거구획정 인구 기준일인 지난 1월 명지1·2동의 인구는 8만 3877명으로 강서구 전체 인구(14만 3066명)의 58.6%에 달한다. 4년 전인 2019년 1월과 비교하면 강서구 전체 인구가 1만 9151명 늘어나는 동안 명지1·2동 인구가 1만 8137명 늘었다. 강서구 인구 증가의 대부분은 명지신도시 유입 인구가 차지한 셈이다.

명지신도시는 부산시 전체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지역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명지1동의 평균 연령은 35.4세, 명지2동 평균 연령은 36.6세다. 부산시 전체 평균 연령이 46.6세인 것을 감안하면 10세 이상 낮다. 젊은 유권자들이 대체적으로 야당 지지 성향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강서구는 여당의 ‘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총선 당시 명지2동에서는 민주당 최지은 후보가 미래통합당 김도읍 후보에 앞섰다. 명지1동에선 김도읍 후보가 앞섰지만 양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0.6%포인트에 불과했다.

현재 북강서을에서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당 변성완 지역위원장은 “선거구 획정이 어떻게 결론날지는 알 수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장기적으로 명지신도시를 감안하면 강서가 민주당에 나쁜 지역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북강서을 현역의원인 김도읍 의원은 선거구획정위의 획정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갑을로 분할되는 방안이 제시된 북구의 경우 득실 계산이 더 복잡하다. 새롭게 ‘북구을’ 지역구를 만들기 위해선 기존에 북강서을이었던 화명동과 금곡동 이외에 1~2개 동을 추가해야 한다. 1개 동을 넘길 경우 만덕1동을 북구갑에서 북구을로 넘기면 갑을이 모두 인구 하한 기준을 넘긴다.

그러나 화명동과 생활권이 가까운 덕천1~3동 가운데 일부를 넘길 경우 ‘동 분할’이 필요하다. 화명동에 접한 덕천2동을 북구을에 넘겨줘도 인구 하한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에 덕천1동이나 3동 가운데 하나를 ‘쪼개서’ 넘겨줘야 한다. 동 분할은 선례가 있다. 2020년 선거법 개정 당시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을 분할해 화성갑, 화성병 지역구에 각각 속하게 했다.

어느 동을 넘기느냐에 따라 북구 갑을의 여야 우세가 달라진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구포1~3동에서 접전, 덕천1~3동에서 열세, 만덕1~3동에서 우세를 보였다. 덕천동 일부를 북구을로 넘길 경우 내년 총선에서 더 유리해지고 만덕1동을 넘길 경우 불리해지는 셈이다.

전재수 의원은 이와 관련 “선거구 획정은 결론이 나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북강서가 3개 선거구로 나뉠 경우 민주당은 3석 석권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은숙 부산시당위원장도 “민주당으로서는 북강서을 분할안이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북구을의 화명신도시도 야당 지지 성향이 높다고 판단한다.

국민의힘에서도 선거구 획정안이 확정된 게 아니라며 조심스런 반응이다. 국민의힘 부산지역의 한 의원은 “낙동강벨트만 볼 게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에서 여권 우세 지역인 부산을 지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다른 부산 의원은 “낙동강벨트가 쉬운 지역은 아니지만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서 “기존의 북강서을도 험지라고 볼 수 있지만 김도읍 의원이 이를 극복해 3선을 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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