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산 이즈 비기닝(Busan is beginning)" 직접 만들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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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엑스포 무산 부산 달래기 막전막후
실현가능성 보여주기 위해 핵심장관 6명 동행
박성훈 해수부 차관이 용산-부산-정부 간 조율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 일원을 방문, 손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 일원을 방문, 손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부산 이즈 비기닝!(Busan is beginning)”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항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 시민의 꿈과 도전’ 간담회 인사말을 끝내면서 외친 말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구호는 윤 대통령이 직접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부산을 글로벌 거점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어떻게 담을지 참모들과 함께 고민하다 ‘부산이 진정한 도약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담긴 ‘부산 이즈 비기닝’이 어떠냐는 의견을 냈고 이를 현장에서 사용한 것이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공식홍보 문구인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 부산은 준비됐다)를 대체할 수 있는 구호로도 딱맞아 떨어진다는 평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부산 엑스포 불발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힌 지 꼭 1주일 만에 부산을 찾았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부산시 등은 엑스포에 대한 시민들의 허탈감을 달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전력을 쏟았다. 윤 대통령은 특히 엑스포처럼 기대감만 키우고 지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날 부산 방문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원희룡 국토교통, 조승환 해양수산, 방문규 산업통상자원, 이상민 행정안전,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부처 장관들이 동행해 구체적인 확약을 했다. 추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약속하고 선거 지나면 다 도루묵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데, 도루묵이 안 되게 만들려고 대통령 모시고 핵심 장관들이 지금 여기 다 출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북항 재개발, 산업은행 이전 등 기존 현안들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약속과 함께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이라는 추가적인 선물 보따리를 내놓는 과정에서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이 물밑에서 조율을 맡았다. 박 차관은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최근 정책실장으로 승진한 이관섭 국정기획수석과 오랫 동안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거기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내 지역 현안을 꿰뚫고 있어 핵심 포인트를 짚어내고 대통령실-정부-부산시 사이에서 유기적인 소통을 이루는데 역할했다고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해당 기업인들은 대부분 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직접 활동한 인사들이어서 상심한 부산 시민들을 위로·격려하고자 하는 윤 대통령의 뜻을 알고 흔쾌히 동행했다고 한다. 특히 이재용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은 간담회 끝무렵에 발언 기회를 얻어 ‘부산의 도전에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6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6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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