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장 중심' 부산항 발전을 위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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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전 항만산업CEO포럼 사무총장

전대미문의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감염병에 의한 연쇄적인 경제 위축을 겪고 난 이후 경제 회복이 이어지기도 전에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세계경제는 심각한 후유증을 연쇄적으로 겪고 있다. 외부의 충격과 무관하게 경제체제를 유지하는 단절된 폐쇄경제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경제의 영향이 국내에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국정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산업에 기반을 둔 항만산업CEO포럼은 시장 지향적인 방향으로 부산항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제안을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해양산업의 대표격인 해운산업은 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한 항만 간을 이동하기 때문에 항만산업과 떼려야 땔 수 없는 관계이다. 항만산업CEO포럼에서는 세계 각국의 항만을 오가는 선박 운항의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 항만산업에 종사하는 경제인이기 때문에 선박의 이동과 연결해 부산항을 발전시킬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 한국 조선산업의 호황으로 불과 몇 년 전에 벌어졌던 조선업의 혹독한 시련을 잊어버리지 말았으면 한다. 중국 조선산업은 우리나라와의 경쟁에서 LNG운반선 분야에서 최근 상당한 수주력과 화끈한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업계에서는 1~2년 후에는 50% 이상의 마켓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등 위기가 목전까지 왔다. 또한 조선소의 숙련 인력이 몇 년 전 벌어진 조선산업 위기 때문에 조선소를 이탈하였고 플랫폼 노동이라는 단순노동자로 전환한 인력이 많은데 조선산업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숙련공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 결과 한국 조선산업은 고숙련 노동자의 인건비 상승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부족한 노동력은 해외에서 오는 노동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결과적으로 쓸 만한 외국인 노동자 역시 만만찮은 인건비를 지급할 수밖에 없다.

한국 특히 부산항에 찾아오는 선박을 발굴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선박이 입항하기 좋아하는 여건을 부산항에서 만들어 제공해야 하며, 보다 고부가가치를 제공하는 부산항이 된다면 선박은 자연스럽게 부산항에 기항할 것이다. 또 규모의 경제를 벗어난 고부가 신조선 산업을 유지하고 대응하기 위해 해외 노동자의 귀화정책을 유도해야 한다. 인구 소멸 국가로 가는 한국의 현실에서 고노동력을 제공하는 우수한 해외 노동자를 단순한 노동력 제공으로 생각해 강제 출국시키는 방법에서 벗어나 건강한 가족을 이루고 한국에 정착하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다음으로 동북아 지역을 운항하는 선박의 부산항 기항을 유도하기 위해 선박관리업이 부산항에 입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 한국 해운기업의 본사 대부분은 부산이 아닌 서울에 있다. 과거 미국에서도 대서양을 오가던 미국 해운회사의 본사는 대부분은 뉴욕에 있었으나 미국 해운의 몰락과 함께 여객운송을 담당하던 크루즈선 시대가 부상하면서 변방이던 플로리다에서 꽃을 피워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북아 지역의 크루즈 관광객의 급증으로 인해 현재 중국 상하이가 크루즈 모항으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홍콩 사태와 시진핑 집권 시대의 중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탈출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동북아 지역 크루즈 마켓의 크루즈 모항으로서 부산항이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선박의 모항은 입출항을 비롯해 선박 관리, 금융비즈니스, 운항 관리 등이 이루어지는 곳을 말하는데 싱가포르가 선주와 선박 운영 관리를 하는 좋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항만도시 부산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기업에 대한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경제대국이면서 인구와 기업정책이 우리보다 폐쇄적인 중국과 일본에 대응해 우리는 보다 시장 친화적인 포용개방 유치 정책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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