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델타시티 법정동 명칭, 진짜 외래어로 정해질까?
강서구 이달 중 명칭 최종 확정
전국 첫 외래어 ‘에코델타동’ 후보
“중장년층에겐 어려운 이름” 이견도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는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법정동 명칭이 전국 최초로 외래어가 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내로 법정동 명칭이 최종 확정될 전망인데 구청의 발표에 이목이 집중된다.
7일 부산 강서구청에 따르면 이달 내 구청장이 포함된 지명위원회를 열어 에코델타시티 법정동 명칭을 발표할 계획이다. 법정동 명칭은 기본계획 수립과 의회 의견수렴, 행정안전부 승인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법정동은 법률로 지정된 행정구역 단위로 구청은 새로운 법정동 명칭을 정해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관리한다. 현재 에코델타시티는 강동동, 명지1동, 대저2동 등에 걸쳐 있다.
에코델타시티는 2012년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시·부산도시공사가 조성에 나선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다. 하천 중심의 미래 지향적인 수변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며, 강서구 강동동, 명지1동, 대저2동 일대 11.770㎢ 걸쳐 조성됐다. 입주 세대만 3만 세대 규모다.
구청은 지난 10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에코델타시티 공동주택 입주예정자 등 강서구 주민 8168명을 대상으로 법정동 선호도 조사를 마쳤다. 명칭 후보군은 총 20개로, 주민들은 이 중 마음에 드는 명칭에 투표했다. 선호도 조사 결과를 참고해 지명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주민 분위기는 에코델타시티 법정동 명칭이 ‘에코델타동’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품었다는 뜻인 ‘에코’와 낙동강 삼각주 지역이라는 의미를 담은 ‘델타’가 현재 에코델타시티 특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에코델타시티라는 이름이 전국적 인지도가 높아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명지신도시 이미지와 적합하다는 의견도 제시되면서 내부적으로 이 지역 명칭을 에코델타동으로 정하는 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이 앞서 시행한 용역과 주민 공모전에서도 에코델타동이 꾸준히 언급되기도 했다. 구청이 지난 7월 에코델타시티 법정동 명칭을 정하기 위해 시행한 용역 결과에서도 △에코델타동 △뉴델동(삼각주 ‘델타’에서 개발된 새로운 도심) △리버델타동(강과 삼각주, 미래로 흐르는 강물이 삼각주에서 만나다) 3개 명칭이 후보에 올랐다. 주민을 상대로 한 법정동 명칭 공모전에서도 주민 371명이 391개 명칭으로 공모했는데 에코델타동이 포함된 바 있다.
에코델타시티의 법정동이 외래어로 정해진다면 전국 최초다. 구청이 행정안전부 등에 문의한 결과 외래어나 영어식 표현이 불가하다는 별도의 규정은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외래어보다 한국어로 명칭을 정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코델타시티는 프로젝트명이지 법정동 명칭으로 적절하지 않고 외래어에 친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기억하기에 어려운 이름이라는 것이다. 2010년 외래어 동 명칭으로 논란을 빚었던 대전시 유성구 관평테크노동이 세 달 만에 폐기되고 관평동으로 바뀐 바 있다.
김형찬 강서구청장은 “주민선호도 조사와 용역 결과 등 그동안 법정동 명칭을 정하기 위해 수집했던 자료 등을 종합해 지명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이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