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없고 주류만 챙기는 정치… 혐오 키운다
국힘 혁신위 성과 없이 조기 해산
‘김기현 체제 유지 시간끌기’ 비판
민주 혁신 실패 후 친명계 독주
대의원 축소 등 ‘이재명 사당화’
여야 대표 부정평가 60% 수준
정치권 제3지대 목소리 커져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국민의힘에서도 ‘혁신’이 실패했다. 양당 혁신위원회의 ‘정치 개혁’ ‘기득권 혁파’ 주장은 응답받지 못했다. 당 지도부가 비주류를 버리고 ‘1인 정치’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대 양당의 강성·기득권 정치가 강화되면서 중도 유권자들은 ‘제3지대’로 내몰리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7일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혁신위는 지난 10월 26일 출범한 지 42일 만에 간판을 내렸다. 혁신위의 ‘주류 희생’ 요구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 지도부나 중진, 윤핵관 인사 가운데 아무도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다. 혁신위도 당내 비주류가 요구한 ‘당정관계 개선’에 대해선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대신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당 대표에 대한 ‘감사’를 강조했고, 이에 대해 대해 비주류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 혁신위의 ‘좌초’는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의 모습과 닮았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등의 혁신안을 발표하며 의욕적으로 출발한 김은경 혁신위는 ‘친명 혁신위’라는 비판 속에서 50일 만에 활동을 종료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혁신안은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부결’을 요구하면서 정면으로 부정됐다. 이후 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계가 독주하며 대선 공약을 뒤집고 비례대표 선거제도를 ‘병립형’으로 몰아간다. ‘영남지역 대표성 악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 대의원 비율도 축소했다.
양당이 이처럼 ‘1인 정당’ 구조가 강화되면서 유권자들의 혐오감은 커졌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에 대한 부정평가는 61%,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부정 평가는 60%였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59%였다.
‘비호감’ 정치인들의 ‘1인 정당’ 강화는 중도층 유권자를 제3지대로 내몰고 있다. 제3지대는 아직 ‘무당파’가 다수지만 신당 창당에 따라 표심은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신당’이 총선 출마자 모집에 나섰고, 민주당에선 이낙연 전 대표가 창당 결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