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치권, 내주 보고 혁신안 '촉각'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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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희생 강요에 불안감 커
원외, 출마지 놓고 계산 바빠
민주, 잡음 나오는 건 플러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8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인요한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8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인요한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조기해산한 가운데 오는 11일로 예정된 혁신안 최종 보고를 앞두고 부산 여권도 술렁이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당 지도부에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 배제) 등을 건의했고, 총선기획단에서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혁신위원회가 추가로 ‘주류 인사의 희생이 필요하다’며 지도부와 중진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등을 요구하면서 기싸움을 벌였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의 혁신안을 추후 공천관리위원회의 절차에 녹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둔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은 반응을 아끼면서도 내주 공개될 혁신안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부산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일단은 지도부와 혁신위의 대화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답답한 감이 있다”면서 “지도부에서 막판까지 고민하고 있어 일단 대응은 하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PK(부산·울산·경남)라고는 해도 지역구마다 상황이 제각각인데도 일률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짙다. 특히 의원 개인의 인기와 지역 장악력으로 유지되고 있는 지역구일수록 불만을 삭이고 침묵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이들 현역 의원과 맞붙어야 하는 원외 도전자들은 혁신안이 출마 예정지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계산에 바쁘다. 한 출마 예정자는 “의외로 다선 중진의원 지역구보다는 초선 지역구에 물갈이가 심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면서도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어 컷오프의 윤곽이 나와야 출마지를 확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권 출마 예정자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당 내에서 시끄러운 잡음이 거듭 나온다는 건 어쨌든 선거에 플러스 요인이라는 평가다. 특히, 현역 의원이 배제되고 검사나 변호사 등 이른바 ‘율사 출신’ 등이 공천될 경우 여권 분열의 수혜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선거마다 부산에서 현역 상당수를 물갈이해온 터라 혁신안이 받아들여지던 그렇지 않던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 의원의 낮은 경쟁력에 ‘물갈이가 되면 되레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곳도 있다. 피로도가 높은 현역이나 다선 의원을 상대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이유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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