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LA다저스와 10년 9200억 원 계약…역대 최고액
트라우트의 역대 최고 몸값 넘겨
평균연봉 7000만 달러
첫 출전 무대는 서울 고척돔
일본인 야구스타 오타니 쇼헤이(29)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00억 원)의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합의했다. 오타니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나는 다저스를 나의 다음 팀으로 택했다"며 "결정을 내리는 데 너무 긴 시간이 걸렸다. 죄송하다"고 썼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응원해주신 (친정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구단과 팬들, 이번 협상 과정에 참여해주신 각 구단 관계자께 감사드린다"라면서 "다저스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이날 계약 조건이 10년 7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는 에인절스의 외야수 마이크 트라우트가 2019년에 맺은 MLB 역대 최고 계약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트라우트는 당시 에인절스와 12년 4억 265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맺었던 역대 최대 규모 계약 6억 7400만 달러를 넘었고, 미국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10년 4억 5000만 달러)의 몸값도 넘어 전 세계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큰 계약을 이뤄냈다. 오타니는 연평균 7000만 달러(924억 원)를 받으며 이 역시 MLB 역대 최고액이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2013년 닛폰햄 파이터스에 입단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도류(투타겸업)' 돌풍을 일으킨 뒤 2018년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8년 타자로 22홈런, 투수로 4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을 받았고, 2021년과 2023년 AL 최우수선수(MVP)가 되며 MLB를 평정했다.
오타니는 불가능의 경지로 여겨졌던 투타 겸업을 수행하며 수없이 많은 '최초 기록'을 쏟아냈다. 그는 MLB 6시즌 통산 투수로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마크했고, 타자로서는 171홈런, 437타점, 통산 타율 0.274를 기록했다. 장타율과 출루율의 합계인 OPS는 0.922를 기록하며 슈퍼스타의 기준인 0.9를 훌쩍 넘겼다. 오타니는 MLB를 넘어 야구 역사를 새로 쓴 선수로 평가받는다. 다만 오타니는 2023시즌 도중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서 내년 시즌엔 지명타자로만 뛴다.
한편 '다저스맨' 오타니의 첫 출전 무대는 서울 고척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MLB 사무국은 올해 7월 2024 정규리그 개막전을 2024년 3월 20일부터 21일까지 서울에서 연다고 발표했다. MLB는 야구의 세계화와 MLB 홍보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개막전을 펼쳐왔는데, 내년엔 서울을 점찍은 것이다.
경기 장소는 추운 날씨에 따라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이 유력하다. 매치업도 결정됐다. 김하성이 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오타니는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인 다르빗슈 유와 일본인 투타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