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모노레일 재개통 눈앞…통영 욕지도 모노레일 2년 넘게 멈춰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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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대형 화재 거제관광모노레일
110억 원 민자 유치, 이달 중 운행 재개
통영욕지모노레 2021년 차량 탈선사고
검·경 수사…손해배상 청구 소송 하세월

홍익관광개발이 110억 원 상당을 투자해 재건축한 거제관광모노레일 하부승강장과 부속 건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제공 홍익관광개발이 110억 원 상당을 투자해 재건축한 거제관광모노레일 하부승강장과 부속 건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제공

불의의 사고로 멈춰 선 경남 통영과 거제 관광모노레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년여 만에 화마를 딛고 다시 달릴 채비를 마친 거제와 달리, 통영은 차량 탈선 사고 이후 2년이 넘도록 재개통 가능 시점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모노레일 새 운영사와 이달 중 운행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거제관광모노레일은 공사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77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하늘광장에서 계룡산 상부에 있는 옛 미군 통신대까지 왕복 3.54km 노선을 잇는다. 관광형 모노레일로는 국내 최장이다.

거제관광모노레일은 2018년 3월 상업 운전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누적 탑승객 65만 명을 돌파하며 대표 관광시설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작년 10월, 한밤중 발생한 화재 사고 이후 운행이 중단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부 승강장 등 건물 2동이 모두 불에 탔고 모노레일 차량 15대 중 12대가 전소됐다.

공사는 그해 12월 ‘모노레일복구TF’를 구성, 신속한 운영 재개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진척은 더뎠다. 피해 규모가 너무 커 열악한 공사 재정으론 신속한 복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 3월 홍익관광개발(주)이 투자를 제안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홍익관광개발은 홍익여행사가 지세포 대관람차 개발·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공사는 홍익 측이 모노레일 복구에 110억 원 상당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궤도사업 운영권을 20년간 양도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으로 교체된 거제관광모노레일 차량.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제공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으로 교체된 거제관광모노레일 차량.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제공

여기에 민간투자비를 제외한 모노레일 개발공사 자산분에 대해 감정가액의 연 7%를 임대료로 받기로 했다. 추정 감정가는 70억~80억 원 상당으로 한 해 5억 원 이상의 수입이 기대된다. 이후 협약 기간이 종료되면 운영권과 시설물 일체는 다시 공사 소유가 된다.

애초 9월 운영 재개를 목표로 잡지만, 긴 장마로 하부승강장 공사가 일부 지연된 데다 새 차량 제작도 더뎌 연말로 미뤘다. 현재 승강장 재건축은 마무리 단계다. 차량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20대를 우선 도입한 뒤 수요에 맞춰 5대를 추가한다.

야간 관광 인프라도 대폭 강화했다. 레일 구간에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상·하부 승강장은 대형 LED 전광판과 미디어아트 등 빛 조형물로 화려함을 더했다. 공사 관계자는 “차별화된 명소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당초 새로운 명물로 기대를 모은 욕지섬 관광모노레일. 2021년 11월, 차량이 선로에서 튕겨 나가 탑승객 8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 이후 현재까지 운행 중단된 상태다. 통영관광개발공사 제공 당초 새로운 명물로 기대를 모은 욕지섬 관광모노레일. 2021년 11월, 차량이 선로에서 튕겨 나가 탑승객 8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 이후 현재까지 운행 중단된 상태다. 통영관광개발공사 제공

반면 통영 욕지도 관광모노레일은 또 해를 넘기게 됐다. 욕지도 모노레일은 총연장 2km(편도 1km)의 순환식 궤도다. 통영시가 117억 원을 투입해 욕지도 본섬에 설치한 뒤 현물출자 방식으로 통영관광개발공사에 시설과 운영권을 넘겼다. 2019년 12월 개통해 누적 탑승객 18만 명을 넘어서며 연착륙하는 듯했지만 2021년 11월 차량이 선로에서 튕겨 나가 탑승객 8명이 크게 다치는 대형 사고가 났다.

책임 소재를 놓고 1년 넘게 수사를 벌인 경찰은 지난 3월 시공사 관계자 1명과 운영사 직원 1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 통영시가 진행한 자체 안전진단 용역에서 기초부터 레일까지 전면 재시공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11월 28일 오후 2시께 통영시 욕지도에서 운행 중인 관광용 모노레일에서 차량이 탈선해 탑승자 8명이 크게 다쳤다. 부상자 중 1명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부산일보DB 2021년 11월 28일 오후 2시께 통영시 욕지도에서 운행 중인 관광용 모노레일에서 차량이 탈선해 탑승자 8명이 크게 다쳤다. 부상자 중 1명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부산일보DB

추정 예산은 63억 원 상당. 이를 토대로 공사는 시공사와 설계사 3곳으로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 차량 앞‧뒷바퀴 베어링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파손되면서 탈선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사고 책임이 시공사에 있다는 이유다. 소송가액은 운행중단에 따른 영업 손실 10억 원을 합쳐 73억 원을 청구했다.

공사는 내년 2~3월로 예상되는 법원 현장 감정이 끝나면 기존 레일 철거 후 복구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현장 보존이 필수라 당장은 손을 댈 수가 없다”면서 “지금으로선 언제 시작할지 기약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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