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에도 부산항 컨 물동량 사상 최대 전망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2271만 TEU
코로나19로 수요 폭증 2021년 웃돌아
인플레, 러-우 전쟁 등 악조건 속 거둬
부산항이 올해 여러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컨테이너 물동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환적 화물 처리량이 회복세가 두드러지며 동북아 최대 환적 항만의 위상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올해 부산항 컨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3.1% 늘어난 2275만 TEU로 예측됐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수요가 크게 늘었던 2021년 물동량(2271만 TEU)을 소폭 웃도는 것으로, 연간으로 보면 역대 최대 실적이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을 말한다. 올해 최종 물동량은 내년 1월 20일 해양수산부 해양물류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정된다.
올해 물동량 전망을 보면 수출입보다 환적 물동량의 증가세가 컸다. 환적 화물 처리량은 1214만 TEU로 지난해보다 3.2% 늘었다. 지난해 전년 대비 4.1% 떨어졌다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한 셈이다. 수출입 물동량은 올해 1061만 TEU로, 지난해 1.2% 떨어졌다가 올해 2.9% 늘었다. 환적은 목적항이 아닌 중간지점 항만에서 다른 선박에 화물을 옮겨 싣는 것을 말한다.
BPA는 환적 물동량 증가의 경우 2021년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지분을 투자한 글로벌 외국 선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한다. 해당 글로벌 선사의 환적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약 18%(약 40만 TEU)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BPA는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항 동맹 선사들을 찾아 부산항의 환적 경쟁력을 어필하며 추가 노선 배치를 유도했다. BPA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의 부산항 이용 확대를 위해 부산항의 비용 절감 모델과 우수한 정시성 등을 적극 설명했다”고 말했다.
올해 수출입 물동량은 12개 교역국에서 늘었으며, 특히 중국, 멕시코, 필리핀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중국(250만 TEU)은 3.8% 증가했으며, 멕시코(37만 TEU)와 필리핀(15만 TEU)은 각각 33%, 27.9% 늘었다.
올해 부산항 물동량 실적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분쟁 등 악조건 속 거둔 성과라는 평가다. 그간 해운 시장은 이같은 악재로 인한 에너지가격 상승, 수요 감소,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 해상 운임 하락 등으로 불황 장기화가 우려됐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해운협회에서 열린 ‘글로벌 해운 시황 동향 및 전망’에서는 내년에도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항은 최근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발표한 항만연결성 지수에서 지난해보다 6.8점 오른 128.8점을 기록해 상해항, 닝보항, 싱가포르항에 이어 5년 연속 세계 4위를 유지했다. 세계 10위권 항만 중 항만연결성 지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컨테이너 주간 정기노선은 전년보다 11개 증가한 287개로, 부산항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BPA 강준석 사장은 “부산항 이용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 연관 산업체들의 공동 노력으로 신규항로 개설과 물동량 증가를 이끌어 냈다”면서 “내년에도 부산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항 신규 컨테이너 부두 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항만 운영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