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 원 넘긴 비트코인, 상승 랠리 어디까지?
가상화폐, 1년 만에 2~3배 치솟아
ETF 상장·긴축 종료 기대감 솔솔
각종 호재 ‘선반영’ 우려는 부담
수개월 완만한 상승세였던 가상화폐 시세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6000만 원을 돌파했고, 1억 원 달성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청사진’의 길목에 적잖은 변수들이 배치돼 있어, 투자 위험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10일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비트코인은 6010만~6020만 원 안팎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일 6000만 원을 돌파한 뒤 ‘숨 고르기’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2월 2000만 원 초반의 거래가와 비교하면 1년 새 3배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가파르게 상승해 3000만 원대에 진입했고, 10월 중순부터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더리움의 상승 추세도 비슷한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150만 원이었던 이더리움은 완만하게 올랐다. 그러다 올 10월 중순 200만 원 초반에서 최근 50여 일 동안 급등이 이어졌고, 10일 오후 320만 원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시장은 가상화폐의 최근 상승세에 대해 상당히 합리적인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내년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승인 기대감이 가장 큰 상승 동력으로 지목된다. 시장 전반적으로 승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데, 비트코인 현물 ETF가 가시화되면 기관의 비트코인 투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긴축정책 종료 기대감도 가상화폐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내년 4월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 시행도 호재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코인 발행량을 조정하기 위해 채굴 보상을 반으로 줄이는데, 이때마다 공급 부족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은 상승했다.
가상화폐 ‘맏형’인 비트코인 거래가가 상승하면, 나머지 주요 가상화폐들도 추세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상승세가 계속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ETF 상장 기대감은 이미 비트코인 거래가에 반영되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상장 승인이 연기되거나 시장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비트코인 거래가는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 인하도 실행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고 금리 인하는 금, 주식 등 다른 투자 상품들에도 호재인 탓에 가상화폐의 파급 효과를 단정하기도 쉽지 않다. 비트코인 반감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주요 호재들은 적잖은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10일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는 투자심리를 뜻하는 공포·탐욕 지수를 전날보다 1점 오른 74(탐욕)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점에 근접할수록 투자자들이 낙관한다는 의미다. 시장 내 가상화폐에 상당히 적극적인 투자 심리가 형성돼 있다는 걸 보여준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