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지지율에 발목 잡힌 여당 지도부 사퇴·비대위 전환 재분출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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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총선 결과 전망 조사
보선 참패 후 지지율 30% 제자리
오늘 최고위 김기현 메시지 주목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좀체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다시 발목이 잡히는 양상이다. 잠시 주춤했던 비주류 측의 김기현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목소리도 재분출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지난주와 비교해 2%P 오른 35%, 더불어민주당이 1%P 하락한 33%로 오차범위 내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내년 총선 결과 전망을 묻는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투표할 의향을 보인 ‘정부 지원론’ 응답자는 35%인 반면, 야당에 투표할 것으로 보이는 ‘정권 견제론’ 응답자는 51%로 나타났다. 지원론과 견제론의 차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 격차인 16%P에 달했다. 이는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여야 후보 격차인 17.15%P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선 참패 이후 대대적인 쇄신을 언급하며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띄우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두 달 동안 여권 지지율은 30% 초중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특히,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6개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당 사무처 자체 판세 분석 결과가 최근 공개되면서 당내 동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비주류 측은 지도부 책임론의 강도를 높였다. 하태경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권을 주겠다던 혁신위는 결국 김기현 대표의 시간벌기용 꼼수였다. 인요한 혁신위와 당원, 국민 모두 속았다”며 “불출마로 부족하고 사퇴만이 답”이라고 김 대표를 직격했다. 당 고위관계자도 “혁신위의 희생 요구를 받고도 시간을 허비했다”며 “김 대표가 조속히 혁신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류 측은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는 김 대표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예산안 논의가 한창인 데다, 민주당의 ‘쌍특검’ 추진 등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당 지도부 공백이 생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도 펴고 있다.

당내에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주류 희생’과 관련해 전향적인 메시지를 발신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날 최고위에는 그 동안 혁신위 활동을 종합한 최종 보고가 안건으로 올라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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