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총선 6석, 남 일 아니다" 부산 여권 불안감 고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서병수 의원, 페북에 "국힘 필패" 직격
초선 "민주당에 과반 빼앗길 수도"
부산 여론, 보수세 약한 서울과 동조화
대통령실 출신 차출, 패배 단초 우려

4개월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개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부산 여권을 강타한 가운데 10일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여의도 부근이 뿌옇게 보인다. 연합뉴스 4개월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개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부산 여권을 강타한 가운데 10일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여의도 부근이 뿌옇게 보인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개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4·10 총선 자체 조사 결과가 부산 여권을 강타했다. 과거와 달리 부산 여론이 서울 등 수도권과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까닭이다. 지역 여권에서는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른 모습이다.

국민의힘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국민의힘 패배는 윤석열 정부가 실패하리라는 전주곡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당의 서울 참패 조사와 관련해 내부가 술렁이는 부분에 대해서도 “서울에서 참패한다는 분석에 놀랍단다. 나는 놀랍다는 반응이 더 놀랍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당 사무처는 최근 서울 49개 지역구 중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을 등 6곳에서만 우세하다는 내용의 판세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에 보고한 바 있다.

서 의원은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때보다 더 큰 위기다. 나비의 날갯짓이 아니다. 태풍이 불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부산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현실은 이보다 더욱 심각하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역구를 다니다 보면 확실히 시민들이 차가운 반응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 6석 보고서가 남의 일만은 아니다”면서 “부산에서 국민의힘이 무너지면 22대 국회에서 100석도 못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실제로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현행 부산 북강서갑·을 2개 지역구를 북구갑·을, 강서 3개 지역구로 나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구 획정 초안은 현역 의원들을 더욱 옥죈다. 그는 “여야 지도부가 선거구 문제를 논의 중이지만 선관위 안대로라면 낙동강 벨트 전체에서 여당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낙동강 벨트는)부산 전체 선거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곳인데 이러다 내년 총선에서 과반을 민주당에 뺏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15석을 휩쓸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찌감치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는 건 부산이 이전과 달리 보수세가 강하지 않은 데다 서울 여론을 따라가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탓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2월 1주 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지지율 35%로 집계됐다. 부산 여론을 짐작할 수 있는 부울경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큰 차이가 없는 37%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서울에서 33%, 부울경에서 29%로 나타났다. 경남의 보수세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산에서 국민의힘 실제 지지율은 더욱 낮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간 역대 총선에서 부산 총 18석 가운데 6석 확보를 목표로 해온 부산 민주당이 내년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과반을 목표로 한다는 점도 이 맥락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에서 한 달여 전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 야권은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중이다.

특히, 여권에서는 대통령실 출신들의 대거 차출과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더기 컷오프가 부산 선거 참패의 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새어 나온다.

국민의힘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지금 부산에서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보면 당의 총선 승리 보다는 개인의 생존만 신경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내년 총선을 120여 일 앞둔 현재 부산에서는 보수세가 강한 일부 지역에만 국민의힘 후보가 다수 몰리고 있다. 진보세가 강하거나 경합지로 꼽히는 곳에서는 마땅한 후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 인사는 그러면서 “의정 활동으로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 현역이 있는데 대통령실 출신의 부산 출마길을 터주기 위해 지난번 진행된 당무감사를 근거로 현역 다수를 날릴 경우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어 비현역인 우리까지 선거에 불리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