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중국에 져 혼성단체 월드컵 첫 대회 준우승
일본·독일·스웨덴 등 강호 제압
내년 부산세계선수권 기대감 커져
한국 탁구가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단체 월드컵 첫 대회에서 '만리장성'은 아쉽게 넘지 못했지만 쟁쟁한 강호들을 제치고 준우승을 거뒀다. 호성적을 기록하면서 내년에 부산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기대감도 커졌다. 한국은 10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ITTF 혼성단체 월드컵 2023 본선 리그 마지막 7차전에서 중국에 게임 점수 합계 1-8로 패했다.
승점 13을 쌓은 한국은 승점 14의 중국에 1점 차로 뒤져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대만, 싱가포르, 캐나다, 인도와 경쟁한 예선 리그에서 4전 전승을 거둔 한국은 8개 팀이 경쟁하는 본선 리그에서 6연승을 달리며 우승 기대감을 키웠으나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는 중국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앞서 본선 리그에서 프랑스, 스웨덴, 독일 등 유럽 강호와, 대만, 슬로바키아, 그리고 세계 2위 전력으로 여겨지던 일본을 모두 물리쳤다. 중국, 한국에만 진 일본은 승점 12로 3위에 올랐다.
한국 탁구는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홈에서 열리는 2024 부산 단체전 세계선수권대회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는 내년 2월 16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치러진다. 세계선수권 역시 단체전 형식으로 열리는 터라 이번 대회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혼성단체 월드컵은 ITTF가 올해 처음 마련한 대회며, 앞으로 매년 열릴 예정이다. 월드테이블테니스(WTT)라는 별도 단체가 관리하는 WTT 시리즈와 다르게 ITTF가 직접 주관한다. '월드컵'은 2021년 WTT가 출범하기 전 ITTF가 주관하던 최상급 국제대회에 붙은 이름이었는데, 이번 혼성단체 월드컵을 통해 명칭이 부활했다. 혼성단체 월드컵은 매치점수가 아니라 각 매치의 게임점수 합계로 승부를 가린다. 게임점수에서 먼저 8점을 따낸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여자 베테랑 전지희(미래에셋증권)가 위경련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악재 속에서 중국을 상대했다. 전지희와 올해 열린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한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안재현(한국거래소)과 짝을 이뤄 1복식에 나섰다. 신유빈 역시 어깨, 허리 이상으로 앞선 두 경기를 쉰 터여서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다.
중국은 왕추친, 쑨잉사의 '최강 조합'으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왕추친은 올해 열린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식, 남자 단체, 남자 복식, 혼합 복식 4관왕을 이뤄낸 차세대 에이스며, 쑨잉사는 같은 대회에서 여자 3관왕을 이룬 강자다.
안재현-신유빈 조는 왕추친-쑨잉사 조의 강공을 이겨내지 못하고 게임 점수 0-3(8-11 8-11 5-11)으로 완패했다.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2단식에 나선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은 왕만위에게 0-3(2-11 5-11 7-11)으로 패했다. 3단식에서 이상수(삼성생명)가 판전둥으로부터 한 게임을 따내면서 한국은 영패를 면했다. 이상수는 판전둥에게 1-2(7-11 12-10 4-11)로 졌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