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이어 ‘디바’ 변신한 박은빈 “작은 것에도 감사”
싱어송라이터 서목하 연기
시청률 3.2%에서 9% 껑충
노래·기타·사투리 연기 맹연습
“부담을 비우고 가벼워지고 싶었어요. ‘우영우’ 이후 좋지만 소란스러운 제 마음을 목하가 잘 청소해줄 것 같더라고요.”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로 시청자를 만난 배우 박은빈의 말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그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뒤 처음 선택한 드라마라 출연 소식부터 화제가 됐다. ‘무인도의 디바’ 종영 후 서울 강남구 나무엑터스 사옥에서 만난 박은빈은 “이 작품이라면 좋은 에너지로 그런 점들을 타파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방긋 웃었다.
이 드라마는 무인도에서 15년 만에 구조된 가수 지망생 목하가 꿈을 이루는 이야기다. 박은빈이 주인공 목하를 연기했다. 첫 방송 시청률 3.2%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마지막 회 최고 자체 시청률인 9%를 기록했다. 박은빈은 “(첫 방송 시청률은) 예측한 대로라 놀라진 않았다”며 “준비한 대로 쌓아가면 봐주는 분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영우’를 찍을 때 제안받은 작품이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고 싶었죠. 캐릭터들 대사에도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박은빈은 새 작품을 준비할 때마다 ‘캐릭터 노트’를 만들어 캐릭터를 구축해왔다. 이번엔 그가 좋아하는 토끼와 당근이 그려진 작은 노트에 관련 내용을 하나하나 적으며 캐릭터를 차곡차곡 쌓았다. 박은빈은 “무인도에 대한 이야기를 제일 많이 써놨다”며 “드라마 기저에 있는 ‘모두가 각자만의 무인도에 갇힌 세월이 있다’는 메시지에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 역시 ‘내 안에도 무인도란 공간이 있었겠구나’ 싶었다”면서 “그 안(무인도)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세상 밖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사람의 모습이 달라지겠구나를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박은빈이 빚은 ‘목하’는 노래를 잘하고 기타도 잘 치는 싱어송라이터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도전을 피할 수 없었다. 전라도 사투리를 써야 했고, 수중 장면이 있어 수영도 배워야 했단다. 그는 “올해 1월 중순부터 노래 레슨을 하루에 3시간씩 6개월 동안 받았다”며 “횟수를 세어 보니 총 43번 레슨을 받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월 말부터 본격적인 녹음에 들어갔는데 그때 실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사투리 연기와 수중 촬영 뒷이야기도 덧붙인다. “사투리는 되도록 우직하게 쓰려고 했어요. 안 좋은 기억이 있어 물과 수영도 무서워하지만, 이번엔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안전하게 촬영했어요.”
1998년 SBS ‘백야 3.98’로 데뷔해 어느덧 25년 동안 배우로 살았다. 주로 차분한 역할을 맡았던 박은빈은 2021년 KBS2 ‘연모’의 남장여자, 2022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박은빈은 “도전의 아이콘이 되고 싶진 않지만, 평소 저와 다른 성격의 역할을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이번 작품에서 만난 서목하도 제게 좋은 이정표가 됐어요. 목하처럼 성실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간직하고 싶어요. 시청자들은 제가 한 것을 그저 재미있고 마음 편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