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보다 운동에 시간·노력 투자 더 바람직” [명의와 함께하는 휴&락]
⑩ 부산대병원 유방암클리닉 강태우 교수 ‘유방암’
유전자변이, 여성호르몬이 위험인자
알코올·인스턴트 식품은 꼭 피해야
호르몬 억제제 쓸 땐 심혈관계 주의
과체중은 운동 약하게, 시간은 길게
항암 땐 생선회 등 날음식 섭취 금지
여성암 중에서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유방암이다. 유방암에 대한 정확한 발생 기전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유전적인 요인과 여성호르몬이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꼽힌다.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식이요법과 운동법 등에 대한 설명을 부산대병원 유방암클리닉 강태우 교수로부터 들어봤다.
-유방암 유전자 검사에서 브라카 1,2와 같은 유전자 변이가 발견될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어느 정도 되나.
“전체 유방암 환자의 15% 정도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되고 있다. 유전자 변이가 나타날 경우 유방암 발병률은 40~60% 가량 된다.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가족들도 유방암 검사를 해 볼 것을 권유한다. 진단이 된 경우에 45세 이후 폐경이 다가오면 개인적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있을 때 예방적 난소절제와 유방절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에스트로겐과 같은 여성 호르몬에 오래 노출될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하는데.
“여성 호르몬이 유방암을 유발한다고 증명할 수 있는 근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진단 후에는 여성 호르몬 수용체에 변이가 발생하면 같은 양의 여성호르몬에도 자극을 쉽게 받아서 암이 자라거나 비정상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그래도 골다공증이 너무 심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면 주의 깊게 경과를 살피면서 처방할 수 있다.”
-유방암 환자는 지방 섭취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지방 섭취가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없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지방 섭취에 제한을 두지 않아도 된다. 다만 유방암 치료제로 쓰는 여성 호르몬 억제제가 고지혈증과 관련된 경우들이 많다. 그래서 대사질환 조절을 위해 지방 제한을 권하는 경우는 있다.”
-항산화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 야채와 과일 섭취는 어떻게 하면 좋나.
“우리나라의 경우 채소와 과일을 평소에도 충분히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본다. 사실 제철 나물만 제대로 챙겨 먹어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과하게 농축된 녹즙을 장복하거나 지나친 비타민 섭취는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당뇨환자는 식사 후 과일 섭취도 자제해야 한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경우 버섯 추출물을 먹어도 되나.
“구체적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권하지는 않는다. 일부러 구입해서 드실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환자들이 음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반면에 체형관리나 운동은 거의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면 음식보다는 차라리 운동과 관련된 장비를 구입하거나, 운동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유방암 수술 후에 커피나 오메가3를 먹어도 되나.
“카페인 성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은 조금 가렵거나 유방통과 같은 통증이 있을 수는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 오메가3는 중성지방이 높을 때 치료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데 혈액순환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운동을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유방암 환자가 피해야 되는 음식은 어떤 게 있나.
“하루에 한 잔 정도의 술은 순환기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유방암 환자의 알코올 섭취는 금한다. 팜유에 튀긴 인스턴트 음식과 햄 소시지 등과 같이 보존제가 들어간 육류도 좋지 않다.”
-유방암 수술 후 샤워는 언제쯤 가능하나. 염색은 해도 될까.
“수술 상처가 아물고 한 달 정도 지나면 탕욕을 해도 된다. 그 전에는 방수 테이프를 붙이고 샤워를 하면 된다. 항암치료 때는 대개 탈모가 발생하므로 염색을 해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이 좋다.”
-유방암 수술 후 운동의 강도 조절은 어떻게 하나.
“여성 호르몬이 심혈관질환에서는 만병통치약 역할을 하므로 폐경 전 여성은 심혈관질환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여성 호르몬 억제제를 사용하는 유방암 환자들은 심혈관질환에 대비해야 한다. 웨이트 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을 위주로 한다. 표준체중을 넘긴 분들은 지방연소를 목표로 운동 강도는 강하지 않게 하면서 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하고, 정상 체중인 경우에는 지방연소 대신 심폐 지구력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운동강도를 강하게 해도 괜찮다.”
-골프나 테니스 같은 운동을 해도 되나.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한 경우에는 림프부종 발생 가능성이 20~40% 정도가 되므로 과격한 운동을 자제하라고 한다. 감시림프절 확인만 한 경우에는 림프부종 가능성이 10% 이내이므로 굳이 제한을 하지 않는다. 골프나 테니스를 새로 배우는 것은 권하지 않지만 평소 하던 사람이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즐겨도 된다.”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환자가 많은데.
“쉬운 항암치료는 없다. 항암 과정에서 식사를 잘 못하는 경우도 많고 설사 등 불편한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요즘은 검사를 통해 가능한 경우 항암치료를 안하는 쪽으로 유도한다. 그러나 삼중음성 유방암이나 표적 양성인 경우는 항암을 하는 쪽으로 권한다.”
-항암치료 중에 피해야 할 음식은.
“항암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감염이다.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항암 치료 중에는 생선회와 같은 날 음식과 샐러드나 과일도 신선하지 않은 것은 먹지 않아야 한다.” -끝-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