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 강세·치열해진 정시… 강약점 냉철한 분석을
2024학년도 대학입시 전략
수능 국·영·수 어려워 변별력 확대
최저등급 미충족 학생 증가 예상
자신에 유리한 모집단위 찾아야
역대급 ‘불수능’ 보수적 지원 필요
최상위권 대학 경쟁 더 심화될 듯
2024학년도 수능이 지난 8일 성적 발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결과는 ‘역대급 불수능’이었다.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 수능보다 10점 이상 치솟았고, 쉽게 출제된 것으로 여겼던 수학 영역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3점 올랐다.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2023학년도 수능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수능 성적 공개와 함께 이제 본격적으로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의 막이 올랐다. 올해 정시모집은 ‘N수생’들의 증가와 의대 정원 증가 이슈 등이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과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다시 말해 자신의 수능 성적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꼼꼼한 입시전형 점검은 필수다.
■수시 최저 등급 미달자 속출 예상
올해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내년 1월 3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다.
수험생들은 가·나·다 군별 1개 대학씩 최대 3회 지원할 수 있다.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 6일까지 이뤄진다. 각 대학은 내년 2월 29일까지 추가 합격자 발표와 등록을 끝으로 정시모집을 마친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어느 때보다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국어와 영어가 지난해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되면서 기대했던 등급을 받지 못해 탈락한 수험생들이 대거 정시모집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영어의 경우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의 비율이 지난해 7.83%에서 4.71%로 줄었다. 2등급 역시 비율과 인원도 줄면서 2024 대입 전체에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중·상위권 학생 중에는 영어로 인해 수시모집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 대학은 수시모집에서 여러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의 선택으로 발생하는 미등록 인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정시모집으로 모집 인원을 넘긴다. 올해 각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은 최초 정시 선발 계획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수능 강약점 냉철하게 분석하라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수능 성적을 분석해 강점과 약점을 뽑아내는 것이다.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영역 중 최대 4개 영역에서 최소 2개 영역의 점수 합계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에서, 동일한 점수라고 해도 점수 구성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어·수학·탐구 기준 백분위 총점이 300점 만점에 210점일 경우, 210점을 받은 학생들 중 내가 세 과목 중 다른 경쟁자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은 과목은 무엇이고, 낮은 점수를 받은 과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 개 영역을 골고루 70점씩 받은 학생보다는 과목별로 점수 차이가 있는 학생이 훨씬 많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위주 전형은 총점이 다른 학생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총점이 같은 학생들의 경쟁”이라며 “자신과 총점이 같거나 비슷한 범위 내에 있는 학생들과 나의 영역별 성적을 비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강점과 약점을 파악했다면, 지원 가능 점수대에 해당하는 대학의 영역별 반영비율을 살펴야 한다.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모집 단위를 찾아내야 한다. 유리한 모집 단위를 찾기 어렵다면 모의지원 시스템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년치 입시 결과도 꼭 참고해야
지원할 대학과 학과의 윤곽이 나왔다면, 해당 대학·학과의 과거 입시 결과를 살펴보는 것도 필수다.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운영하고 있는 대입 정보포털 ‘어디가’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때 대학환산점수와 함께 백분위 평균 성적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들은 대부분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최종 등록한 합격자들의 환산점수 70% 커트 점수와 백분위 70% 커트 비율을 발표한다. 이는 지난해 해당 대학·학과에 등록한 학생들의 대학 환산점수 성적을 순서대로 배열했을 때 70%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지원 예정 학과의 경쟁률도 참고 사항이다. 경쟁률은 지난해 입시 결과는 물론 최소 3년 동안의 경쟁률 변화 추세를 살펴야 한다. 이를 통해 성적과 경쟁률이 상승하고 있다면 해당 대학 또는 모집 단위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학에서 발표하는 입시 결과 자료는 신뢰도가 높고 분명 공신력이 있다”며 “응시자들의 성적 분포와 지원 패턴을 파악해 정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위권은 소신, 중·하위권 전략 지원
올해 정시에서는 성적에 따라 지원 전략도 차이가 필요하다. 입시전문가들은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지원 가능 점수대를 파악한 뒤 소신 지원해 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국어와 영어 영역에서의 변별력이 생긴 만큼 점수가 높다면 자신 있게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위권 수험생들은 반드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 뒤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학별 성적 산출 방식을 꼼꼼히 따져 가장 유리한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하위권 수험생은 무조건 높은 대학이나 학과에서 미달을 발생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대학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좋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