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 팔레스타인 남성들 영상에 인권침해 논란 확산
민간인 구타·가혹행위 의혹
이스라엘 "대피 지역서 발견"
이스라엘군에 붙잡힌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속옷 차림으로 거리에 나앉은 모습의 영상이 공개된 뒤 인권침해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가자지구 시내에서 이스라엘군이 경계를 선 가운데 100여 명의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속옷만 걸친 채 길바닥에 줄을 지어 쪼그려 앉아있는 영상이 유포됐다.
논란의 영상에 등장한 마흐무드 알마둔은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자신이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금됐으며 자신과 함께 붙잡힌 이들 중 하마스 등 무장세력과 연관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자정이 지나서야 주민들을 풀어줬으나, 아무 죄가 없는 대학생 사촌 2명은 이후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사인 카울라 살렘은 지난달 말 자발리야 난민촌을 떠나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로 피란을 가던 중 이스라엘군 검문소에서 19세 딸 아실, 9세 딸 메이스와 함께 구금됐다. 취조 끝에 살렘과 메이스는 풀려났으나, 아실은 함께 오지 못했다. 가자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의사, 간호사, 구급차 운전사 등 의료진 36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하모케드의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 검문소에서 구금된 가족의 행방을 묻는 가족들의 전화가 115통 넘게 걸려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사례 중 석방은 2건뿐”이라며 “문제는 나머지 이들이 어디에 있냐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전쟁 발발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가자지구에서 3000여 건의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장인 오마르 샤키르는 “지난 수십 년 점령 기간 이스라엘이 행한 학대적이고 차별적인 구금 관행을 볼 때 구금 시 이런 기준이 지켜지는지 심각한 의심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민간인 불법 체포 및 인권 침해 논란이 제기되자 일론 레비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들은 모두 군인 연령의 남성으로, 몇주 전 민간인들이 대피해야 했던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