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 성지로 떠오르는 ‘낙동강 벨트’
강변 지자체 파크골프장 잇단 조성
3년 만에 회원 4배 늘며 수요 커져
대저생태공원 45홀 추가 이달 착공
강서 이어 북구·양산·김해도 확장
강변 양쪽 합치면 전국 최대 규모
환경 파괴·홍수 피해 우려 비판도
낙동강을 둘러싼 부산·경남 지역이 파크골프장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장년층들의 파크골프 인기가 뜨겁자 일선 지자체들이 파크골프장 조성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파크골프 인기에 힘입어 지역 관광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부산 강서구청에 따르면 강서구 대저1동 1-5 일원 대저생태공원 파크골프장(2곳) 45홀을 추가로 늘린다. 구청은 지난 6일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하천점용허가 승인을 받아 이달 착공에 들어간다. 대저생태공원 5만 674㎡ 부지에 홀 추가와 함께 이용객 편의를 위해 주차장을 조성한다. 예산은 19억 5000만 원이 투입되며 내년 4월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내 파크골프장은 지난 3월 기준 12곳 192홀이다.
대저생태공원은 부산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이 될 전망이다. 낙동강 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낙동강 인근에는 △삼락생태공원(4곳 72홀) △화명생태공원(2곳 42홀) △대저생태공원(2곳 45홀)에 파크골프장이 있다. 현재까지 부산 내 파크골프장 어디도 단일 공간에 90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운영하는 곳은 없다. 김형찬 강서구청장은 “중·장년층의 파크골프장 추가 조성 요구가 많았고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홀을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을 시작으로 낙동강을 낀 지자체의 파크골프장 조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구도 현재 운영 중인 화명생태공원 파크골프장 2곳 사이 부지에 9홀을 추가한다.
경남 양산도 덕계동에 18홀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양산에는 낙동강 둔치인 물금읍 황산공원과 동면 가산공원에 각 36홀, 원동면 가야진사에 9홀 등 모두 5곳 99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조성돼 있다. 김해도 시내 3곳 총 10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운영 중인데, 칠산 서부동 일원에 18홀을 추가할 생각이다. 낙동강 좌우로 전국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파크골프장이 추가 조성되면서 부산·경남 낙동강 벨트가 파크골프 성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파크골프는 전용 채로 일반 골프보다 큰 공을 친다. 골프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일반 골프장보다 규모도 작아 시간을 덜 들일 수 있다. 부상 위험은 적고 운동량이 많아 중·장년층 사이에서 각광받으면서 파크골프에 입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실제로 낙동강 인근 △삼락생태공원 △화명생태공원 △대저생태공원 파크골프장을 방문하는 이용객은 한 주에 2만 명이 넘는 수준이다. 일 평균 3000명 가까이 파크골프장을 이용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각 지자체는 향후 파크골프장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파크골프협회 회원 수도 2020년 약 2000명에서 올해 7762명으로 4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파크골프 인기를 증명했다.
지자체들은 파크골프장 인기에 힘입어 지역 관광 활성화까지 이끌어 낸다는 복안이다. 낙동강을 낀 부산·경남 6개 지자체는 지난해 10월 낙동강 권역 공동 문제를 해결하고 문화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낙동강협의체를 구성했다. 내년 초 행정협의회인 ‘낙동강 협의회’로 출범한다. 지자체 간 유기적인 연결이 이뤄진 만큼 파크골프장 이용객을 대상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파크골프장 조성이 환경 파괴에 영향을 미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 골프장에 비해 파크골프장이 규모가 작더라도 넓은 터를 필요로 한다. 파크골프장 대부분이 강변에 집중돼있어 하천 생태계 파괴와 홍수 피해도 우려된다. 낙동강은 자연환경적 가치가 뛰어난 곳인데 이를 해칠 수 있다는 환경단체의 비판이 이어진 바 있어 세밀한 대책이 요구된다.
부산시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향후 몇 년 안에 파크골프가 가장 동호인이 많은 생활체육 종목이 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동호인이 찾아올 수 있도록 부산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