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침하 우려 해운대수목원, 완공 4년 더 늦어진다
전면 개장 2025년서 2029년 연기
쓰레기매립장 특성상 불안정 확인
필수시설 대체부지 협의도 걸림돌
체육공간 우선 개방해도 불편 예상
무리한 건립 계획 등 비판 목소리
부산시가 국내 최대 규모 공립수목원으로 조성 중인 해운대수목원의 전체 완공이 결국 연기됐다. 수목원 주요 시설이 들어설 부지 지반 침하가 우려되면서 애초 계획대로 추진할 수 없어졌기 때문인데, 시는 결국 수목원 완공 목표 시기를 당초보다 4년 늦어진 2029년으로 제시했다. 수목원은 일단 2025년 10월 일부 시설만 우선 개방하지만 핵심 시설이 빠진 반쪽 개방이어서 불편이 예상된다.
부산시는 오는 2029년 12월 수목원 내 필수시설 건축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당초 수목원 완공 목표는 2025년 5월이었으나 지반 침하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공기가 늦춰졌다. 수목원 이용시설은 2025년 10월 우선 개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시는 이달 초 필수 시설이 들어설 대체부지 3곳을 선정해 국토부 협의를 앞두고 있다.
해운대수목원은 해운대구 석대동 쓰레기 매립장 62만 8275㎡에 조성되는 국내 최대 도시형 수목원이다. 부산시는 2017년 예산 약 840억 원을 들여 해운대수목원 1단계 조성 사업을 마무리했고 2021년에는 전체 부지 중 41만 4000㎡를 임시 개장했다. 임시 개장 구역에는 ‘치유의 숲’ 구간과 주차장 655면 등이 포함됐지만 건물 등 시설물은 빠졌다. 당시 시의 계획은 2025년까지 체육시설과 연구소, 관리시설 등 수목원 주요 시설물을 나머지 구역에 지어 전면 개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4~5월 진행된 지반조사 용역 결과에서 지반 침하 가능성이 드러나면서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조사 결과 지반 침하 우려로 해당 구역에 건물을 올리기 어려운 상태로 확인됐다.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부지 특성상 지반이 불안정해 시는 예정된 부지에서 건물을 건립하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대체부지 확보에 나섰다.
시는 이달 초 필수 시설이 들어갈 대체부지 3곳을 찾았지만 중앙부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라 2029년 완공조차 기약은 없다. 내년 중 해당 부지에 대해 국토부 협의, 낙동강 유역청 협의, 공유재산 심의와 건축공모 등 행정절차가 이뤄진다. 승인이 거부되거나 절차가 길어질 경우 공기는 더 길어질 수 있다. 추가로 부지를 매입하게 되면 사업비도 커진다. 시는 대체부지 매입에 추가로 약 9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수목원에 투입되는 총 사업비는 1131억 원에 달한다.
핵심시설 건립이 늦춰지면서 수목원은 결국 반쪽짜리로 문을 열게 됐다. 문제가 된 부지에는 연구실, 전시 온실, 방문자 센터 등 핵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핵심시설 건립은 공립 수목원으로 등록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공립 수목원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구실 등의 관리시설과 전시 온실을 포함한 전시시설을 갖춰야 한다. 핵심시설 없이 개방되는 해운대수목원은 완공 전까지 공립 수목원으로 등록하지 못한 채 운영할 수밖에 없다.
시는 일단 2025년 10월 건축물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시민들에게 수목원을 개방하겠다는 입장이다. 2025년까지 2단계 구역에 생활체육시설과 파크골프장, 꿈의 놀이터 등 녹지공간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지반 침하 가능성이 제기될 당시 시는 2025년 전면 개장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계획이 틀어졌다. 이 때문에 수목원 건립 계획을 무리하게 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목원 조성 계획을 둘러싸고 식물 고사, 지반 침하, 침출수 등 잡음도 이어진다. 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시민 이용 시설은 2025년 개장할 계획”이라며 “빠른 시일 내 대체부지를 확정해 단계적으로 건축물 건립도 완료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