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공모 신항 배후단지 ‘창고’ 오명 벗을까
입주기업 사업계획서 접수 마쳐
제조업 등 부가가치 창출 기대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 내 유치를 장려했던 제조 기업 수가 또다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서컨테이너터미널 배후단지가 4년 만에 새 입주 기업 공모에 나서면서, 그간 지적돼 온 창고·물류업 일변도를 벗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항만공사(BPA)는 11일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1단계 배후단지 입주업체 선정을 위한 사업계획서 접수를 마쳤다.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년 1월 이후 입주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총 20만㎡가량(약 6만 평)이다. A, B구역으로 나누어 입주 업체가 선정된다. 2019년 웅동 1단계 4차 배후단지 이후 4년 만에 공급되는 항만 배후단지로, 단일 면적 기준으로 보면 이번이 최대 규모 공급이다.
신항 배후단지는 그간 항만기본계획에 역행해 조성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전체 입주 기업 중 항만기본계획에서 장려한 우수 제조업 비중이 턱없이 낮아 지역과 연계한 고용·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2021년 국정감사 때도 웅동 배후단지 전체 입주 기업 중 창고업 비중이 85%에 달하는 반면 부가 가치를 내는 제조업은 12%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제조업 감소로 고용 창출도 목표의 38%에 불과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제조업체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1일 BPA 확인 결과 현재 기준으로 전체 신항 배후단지 입주 기업 69개 중 제조업은 단 두 곳뿐이다. 2018년 7곳, 2021년 5곳에서 또다시 줄었다.
BPA는 그간 유망한 제조 기업 유치를 줄곧 강조했다. 이번 서컨테이너터미널 1단계 배후단지 공모 때도 “고부가가치 창출 활동을 장려하고 배후단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우수한 복합물류·제조 기업을 유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18년 신규 배후단지 준공을 앞두고도 물동량 집하 능력이 우수한 제조 기업, 글로벌 물류기업, 전자상거래 업체 등을 전략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BPA 관계자는 “토지 분양이 아닌 임대 방식이고 설비 투자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제조업이 선호하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항만 관련 제조업계는 입주 문턱이 높은 점을 지적했다. 제조업 관계자는 “대형 물류기업과 경쟁이 쉽지 않아 지역 업체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