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K드라마, 해외서 리메이크 이어진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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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등 리메이크
K드라마 현지화 내세운 OTT도

대만에서 리메이크되고 있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왼쪽)과 홍콩에서 리메이크에 한창인 ‘빅마우스’ 포스터. 각 방송사 제공 대만에서 리메이크되고 있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왼쪽)과 홍콩에서 리메이크에 한창인 ‘빅마우스’ 포스터. 각 방송사 제공

K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 리메이크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K콘텐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현지 시청자의 입맛에 맞게 각색한 작품들이라 하나의 굵직한 IP(지식재산권) 활용 활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6월과 국내에서 방송한 tvN ‘우리들의 블루스’는 최근 대만에서 리메이크 준비를 시작했다. 이병헌, 신민아, 김우빈, 이정은 등이 출연했던 ‘우리들의 블루스’는 국내 방영 당시 잔잔한 감성으로 시청자에게 주목받은 작품이다. 대만에선 쉬웨이닝(허위녕), 장쥔닝(장균녕) 등 현지 인기 배우들이 주연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방송했던 MBC ‘빅마우스’도 홍콩에서 리메이크 준비에 한창이다. 이 드라마는 한 무능한 변호사가 사기꾼으로 누명을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물이다. 국내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홍콩 방송사 전시광파유한회사(TVB)와 리메이크 업무 협약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TVB는 한국 드라마 IP(지식재산권)을 리메이크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국내 제작사와 리메이크 논의를 활발하게 나눠왔다.

동남아 지역 OTT인 뷰(Viu)는 K드라마 현지화를 글로벌 전략으로 내세우고 나섰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등의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했다.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필리핀판, MBC 드라마 ‘W’ 말레이시아판 등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자기애가 강한 부회장 이영준과 그를 보좌해온 비서 김미소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공개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의 리메이크판은 뷰와 ABS, CBN 채널에서 내년 공개될 예정이다. 메리엔 리 뷰 총괄은 “필리핀뿐 아니라 모든 시장에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성공을 기대한다”고 했다.

2016년 전파를 탄 ‘W’는 말레이시아에서 지난달 말 공개돼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현실 세계의 의사 오연주가 인기 웹툰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을 만나는 서스펜스 멜로물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해외 제작사들의 판권 구입 경쟁이 커진 걸 느낀다”며 “국내 콘텐츠를 해외에서 주목하는 덕분에 또 다른 활로를 만들어 낼 수 있어 고무적”이라고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글로벌 OTT가 주도하게 되면 국내 제작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는 의문”이라면서 “IP 계약 문제를 잘 살펴서 제작사 간 격차가 심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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