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짱 도루묵’ 될라… 동해서 자취 감춘 도루묵 살려라
도루묵 평년 대비 86% 급감
수온 상승, 남획 등 이유
수과원, 자원 회복 대책 나서
겨울철 동해 대표 수산물인 도루묵이 최근 수온 상승과 남획 등 이유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어획량이 평년 대비 90% 가까이 줄어들자 관련 기관이 대책을 추진하고 나섰다.
12일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도루묵 어획량은 298t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62.3%, 최근 5년 평균에 비하면 86% 급감했다.
수과원은 도루묵 어획량이 크게 감소한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동해 수온이 오르며 도루묵의 산란기간과 장소 감소 △도루묵 산란기에 통발을 활용한 지나친 어획 등을 꼽았다.
먼저 도루묵 산란기간이 절반 넘게 줄었다. 수과원 관계자는 “최근 도루묵 산란기인 11~12월의 동해 수온이 15.2도로 측정됐다. 도루묵이 산란에 적합한 수온인 6~11도보다 최소 4.2도 높게 나타난 것”이라며 “이런 수온 상승으로 인해 도루묵 산란에 맞는 수온 형성 기간이 2015년에는 40일 이상 유지됐지만 최근 3년 동안 20일 이하로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도루묵 산란 장소도 줄어든 것으로 수과원은 분석했다. 도루묵은 산란할 때 알을 해조류 등에 붙이는데, 동해 수온이 오르면서 ‘바다의 사막화’라고 불리는 갯녹음이 발생해 해조류가 모인 곳이 줄었다는 것이다.
산란기에 통발을 이용한 어획이 지나치게 늘어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수과원은 2017년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대진항, 거진항, 아야진항에서 통발을 이용한 도루묵 어획량을 조사한 결과 540t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해 도루묵 전체 어획량의 10.9%에 달한다.
동해에서 도루묵 씨가 마르자 관련 기관은 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과원은 도루묵을 자원회복 중점연구종으로 선정해 자원량을 파악하고, 버려지는 알을 수거한 뒤 부화시켜 종자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지자체와 해경은 불법 통발어획에 대해 집중 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지자체 및 관련기관과 협력해 도루묵 자원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