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로 무주공산 된 사상, 국힘 후보는 누가
‘실세’ 장 의원 지역 장악력 탄탄, 당내 경쟁자는 없던 상황
당 위한 ‘희생’ 결단한 만큼 ‘후임’도 장 의원 의중 배제하긴 어려울 전망
측근인 김대식, 김민수 거론, 야당세 강한 지역 경쟁력 고려 이성권 가능성도
부산 사상에서 4선 도전이 유력시됐던 장제원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사상구 후보가 누가 될지 벌써부터 지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상의 경우, 장 의원의 아버지인 고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시절부터 대를 이어 터를 잡아온 곳이어서 장 의원의 조직이나 영향력이 막강한 곳이다. 특히 장 의원이 윤석열 정권 탄생의 주역으로 부상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공천 경쟁자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장 의원이 전격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물밑에서 기회를 관망하던 인사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일단 지역 정가에서는 사상구 후보 공천에서 장 의원의 의중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물론 불출마한 장 의원이 당내 공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그의 지역 장악력을 감안할 때 장 의원의 뜻과 정면 배치되는 인사를 내세우는 것 또한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 의원이 당의 총선 승리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희생’을 결단한 만큼 당 지도부로서도 장 의원의 생각을 존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런 환경들을 감안할 때 이명박 정부 시절 국민권익위원회 부의원장과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연구원장 등을 지낸 김대식 경남정보대 총장을 일단 후보 물망에 올리는 분위기다. 호남 출신인 김 총장은 과거 전남지사 선거, 해운대을 지역 국회의원 선거 등에 나선 바 있다. 장 의원의 측근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대통령실 행정관을 거친 김민수 해양수산부장관 정책보좌관도 거론된다. 장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김 보좌관을 사상구청장으로 검토했었다.
사상구는 더불어민주당 현역이 즐비한 ‘낙동강벨트’ 지역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대 총선을 통해 한 차례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야당 지지층도 만만찮다. 장 의원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후보가 나설 경우 야당에 의석을 뺏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 낙동강벨트 지역 내 민주당 현역들의 맞상대로 검토했던 중량급 인사들이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조만간 총선 출마를 위해 시청을 떠날 것으로 보이는 이 부시장은 그 동안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북강서갑과 사하갑 등 당 취약지역 투입이 거론돼왔는데, 사상구에 변수가 발생하면서 이 지역 이동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장 의원이 평소 이 부시장을 크게 신뢰해왔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더하는 이유다.
부산 여권 인사는 “장 의원이 이제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후임’을 언급하기는 아직 섣부르다”면서 “낙동강벨트에 투입할 총선 자원들의 적재적소 배치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사상 지역 후보 윤곽도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