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건네주신 1000원, 정말 감사했습니다" 경찰 감동시킨 여대생의 편지
보수파출소 앞 깜짝 간식·손편지 선물
“잊지 않고 성실히 살아가겠습니다”
일선 경찰과 지역사회에 훈훈함 더해
부산의 한 대학생이 일선 파출소에 고마움을 담은 간식과 손편지를 전달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지역사회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12일 부산 중구 보수파출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께 보수파출소의 한 경찰관이 파출소 앞에 놓여 있는 주황색 종이박스를 발견했다.
당시 파출소 입구 계단 아래켠에는 주황색 박스 2개가 놓여 있었다. 박스는 한 여대생이 경찰에게 건넨 음료수 선물로 당시 이를 확인한 경찰관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스에 부착된 메모지에는 손편지가 적혀있었다.
“경찰관님, 안녕하세요!”라며 운을 뗀 편지에는 “저는 예전에 이곳에서 작지만 큰 은혜를 입은 평범한 여대생입니다”라고 써있었다. 이 여성은 “8~9년 전 (보수파출소) 근처에서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려 집을 못 가고 있었는데, 경찰관 선생님들 덕에 무사히 집을 갈 수 있었다”며 “경찰관분들이 제게 1000원을 빌려주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근처에 제가 올 일이 자주 없었고, 또 잊고 살았기에 (부끄럽게도) 돈을 못 돌려드리고 있었다”며 “오늘 그날이 생각나 작은 선물이라도 두고 갑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는 “그 1000원을 드리지는 못하였어도 앞으로 기부도 하며 성실히 살아가겠습니다. 너무 감사드리고 글에 두서가 없어 죄송합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편지 뒷면에는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라며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파출소 앞에는 폐쇄회로카메라(CCTV)가 설치돼 있지만, 사건사고 등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만 열람이 가능해 사연의 주인공이 된 여성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비상금을 건넨 경찰관이 누군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약 9년 전 보수파출소에 근무했다면 현재 부산 시내 타 경찰서에 근무하고 있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준 보수파출소장은 “단돈 천 원일지라도 초·중학생 시절에 느낀 고마움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 표현해준 것 자체가 도리어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며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마음이 도착해 일선 현장에서 고생하는 많은 경찰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