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국유지가 영화 촬영지로… 첫 장소는 부산 동래 폐건물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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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캠코 업무협약
부산서만 24개 장소 선정
첫 시도로 ‘원정빌라’ 촬영

영화 ‘원정빌라’ 촬영 현장.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영화 ‘원정빌라’ 촬영 현장.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부산 곳곳에서 사용되지 않고 있던 국유지가 영화·영상 촬영 명소로 탈바꿈한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잠자는 부지’ 20여 곳을 영화 촬영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이하 캠코)와 협업을 맺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캠코와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에 위치한 국유지 24곳을 영화·영상 촬영지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부산영상위원회를 포함해 전국 14개 영상위원회가 소속된 한국영상위원회는 지난 8월 캠코와 ‘국유재산 활용 K-콘텐츠 세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사전 답사를 통해 캠코에서 제공한 전국 국유재산 리스트 819곳 중 부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장소 24곳을 선정했다.

부산 제작사가 만든 영화 ‘원정빌라’가 국유지인 동래구 수안동 폐건물을 영화 촬영지로 활용하면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휴 국유지를 이용한 영화 촬영 사례가 나왔다. 부산에 거점을 둔 제작사 ‘케이드래곤’은 부산영상위원회의 소개로 지난달 말 캠코와 대부 계약을 맺고 과거 유리공장이었던 동래구 수안동 폐건물에서 영화를 촬영했다. 영화 속 특수 장면 연출이 가능한 촬영지를 모색하던 제작팀은 공간의 크기, 안전 확보, 시나리오 속 컨셉 등을 고려해 공간제약이 적고 연출이 자유로운 폐건물을 선택했다.

지난달 4일 촬영에 돌입해 최근 촬영을 마무리한 ‘원정빌라’는 개발과 미개발이 공존하는 외곽도시의 오래된 빌라가 사이비 종교의 타깃이 돼 겪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 영화다. 사이비 종교의 포교로 마을이 혼란을 겪고, 이 속에서 가족과 집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청년가장의 모습을 그렸다. 부산에서 모든 촬영이 이루어진 올로케이션 작품으로 이현우, 문정희, 방민아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매년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드라마를 제작 중인 케이드래곤의 작품답게 ‘원정빌라’ 제작 과정에서는 부산 향토기업, 개인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졌다. 부산 향토기업 ‘삼진식품’은 촬영 현장에 삼진어묵 간식차를 후원해 제작진을 응원했다. ‘송월타올’은 패션업체와 협업해 만든 의류브랜드 ‘타올쿤’ 의류와 타월 등을 지원해 힘을 보탰다. 작품의 주 무대가 된 빌라를 섭외하는 과정에서는 사하구 당리2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의 도움을 받았다. 촬영을 마친 ‘원정빌라’는 후반작업을 거쳐 2024년 개봉을 앞둔 상태다.

부산영상위원회는 남구 부산지방식품의약청, 연제구 부산세우관 등 촬영 장소로 새롭게 추가된 국유지를 제작업체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VR 특수촬영 등을 통해 부산이 보유한 촬영 명소를 홍보한다는계획을 밝혔다. 현재 부산영상위원회 로케이션 DB에 등록된 장소는 약 3700곳으로 영상위 측은 지역 내 다른 촬영 장소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부산영상위원회 강성규 운영위원장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캠코가 보유한 유휴 국유재산을 촬영지로 안내해 국내외 콘텐츠를 대상으로 로케이션 유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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