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새해 신당 가능성에 이재명 '3총리 연대설' 차단
"새해 새 기대 드리고 싶다"
비명계 "민주, 창당 못 막아"
친명계 신당 변수에 ‘집안 단속’
이, 김부겸·정세균과 회동 추진
김민석 ‘변절자’ 비난 되레 역풍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새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배가 떠났다”며 이재명 대표가 이를 막을 수 없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친명계에서 이낙연 신당을 ‘사쿠라’(변절자)라고 비판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비명계의 반발만 키우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저녁 MBN 생방송 인터뷰에서 “창당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새해에 새로운 기대를 국민들께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창당 시점을 내년으로 제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톤이 상상을 못 할 정도로 높아졌다”면서 “이미 배는 떠났다”고 말했다. ‘이낙연 신당’의 창당을 민주당이 막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조 의원은 특히 이 전 대표 신당 창당에 대해 ‘탈당’이 아니라 “(민주당의)분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가 이 전 대표와 함께 하는 ‘세 총리 연대설’을 언급하며 “당의 원로들, 고문들까지 합체를 해버리면 정통성이 어디에 있느냐의 문제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을 4개월 앞둔 시점에 이낙연 신당 변수가 커지자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는 ‘집안 단속’을 강화했다. 이 대표는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의 회동을 추진하며 ‘세 총리 연대’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의 회동은 오는 20일 전후로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만나는 이른바 ‘명낙 회동’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 전 대표가 회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낙연 신당에 대해선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이처럼 ‘소통’에 나섰지만 비명계에선 부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문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비명계의 지적이다. 조응천 의원은 최근 이 대표와 직접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이 대표가)‘배지 한 번 더 다는데 아무 문제없지 않느냐, 뭐가 문제냐’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바꿔야할 게)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렇게 물어보니 말하기가)너무 막막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사쿠라’라고 비판한 친명계의 주장도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사쿠라’를 언급한 당사자가 ‘철새’ 전력이 있는 김민석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조응천 의원은 김 의원의 ‘사쿠라’ 발언에 대해 “셀프 디스”라고 비판했다. 비명계인 윤영찬 의원도 2002년 김 의원의 민주당 탈당 전력을 지적하며 “(김 의원의)현실론 선택의 중심에는 늘 본인이 있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원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의원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임을 상기하며 “86 기득권 정치인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애써 눈감는 우리가 부끄럽다”며 “자성보다 비난의 칼을 들이대는 ‘누구’가 아닌 저 자신이 부끄럽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런 공격에도 ‘사쿠라’ 주장을 계속했다. 그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를 향해 “검찰 독재의 협조자로 기록되실 것이냐”면서 “사쿠라 노선을 포기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철새’ 전력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낙연 신당을 비호하며 곧 사쿠라당을 하실 거냐”면서 “과거의 저를 비판한다면 오늘의 이낙연 신당을 100배 비판하시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글에도 ‘원조사쿠(라)’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공격이 이어졌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