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페라하우스 창작오페라 첫 공모 당선작 ‘새야 새야’
극작 김민정·작곡 고태암 협업
처형 앞둔 ‘인간’ 전봉준 그려
지역성 국한 않고 완성도 평가
공연은 오페라하우스 개관 이후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제작 중심 극장으로 운영하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공모에 들어간 부산오페라하우스 창작오페라 첫 당선작이 1년 5개월 만에 탄생했다. 부산시는 김민정 극작, 고태암 작곡의 ‘새야 새야’가 최종 당선작으로 뽑혔다고 13일 발표했다. ‘새야 새야’는 동학혁명의 주역이었던 녹두장군 전봉준의 처형 전 마지막 1주일의 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부산시 문화시설개관준비과 공연기획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3월 말까지 시행한 ‘부산오페라하우스 창작오페라 공모’에서 총 8편을 신청받아 지난 7월 1차 심사를 통해 후보 세 작품을 선정했다. 이어 지난 6일 오후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 후보작 세 작품의 30분 내외 선보임 공연과 창작자 심층 면접을 통해 당선작을 확정했다. 선보임 공연에는 부산과 서울에서 활발하게 오페라 작업을 하는 정금련 지휘로 부산오페라하우스 시즌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원들이 함께했다.
이번 공모는 오페라 전막 극작·작곡이 가능한 작곡가와 극작가가 매칭된 팀이거나 대본과 오페라 작곡이 모두 가능한 1인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심사는 작곡 분야의 김범기(경상국립대 음악교육과 교수)·유도원(부산대 음악학과 교수)·오세일(인제대 음악공연예술학과 교수)·백현주(루체테음악극연구소장), 극작 심상교(부산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연출·제작에 김지용(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이소영(솔오페라단 단장) 등 7명이 맡았다.
이번 공모 심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부산오페라하우스가 국제적인 공연장인 만큼 소재나 주제 면에서 부산이라는 지역성에 국한하지 않고 작품의 완성도 자체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한 점이다. 또한 오페라라는 장르 특성상 드라마와 음악을 결합한 구조의 서사와 인물, 극 속 대립 갈등과 해소 등 극적 구성 요소에 중점을 두고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후보작 세 작품이 창작자의 음악적 개성과 작가 특성이 다 달라서 흥미롭고 다채로운 심사였다”고 평했다.
‘새야 새야’를 쓴 김민정 극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영웅 전봉준이 아니라 살고 싶은 욕망과 죽음의 두려움, 가족에 대한 걱정 등 모든 것을 느끼는 평범한 한 인간 전봉준을 그리고자 했다”고 극작 취지를 설명했다. 작곡가 고태암은 “오페라라는 장르가 외면되고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대중성을 바탕으로 하되 예술성을 잊지 않으려 했으며, 극적이며 섬세한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기존에 쓰지 않던 방법은 과감히 들여놓는 시도로 새로운 오페라를 추구하고자 했다”고 창작 의도를 밝혔다.
작곡가 고태암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작곡과와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작곡과를 졸업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6 오페라 창작산실 공모 우수작품으로 ‘붉은 자화상’이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명지대 객원교수, (사)한국작곡가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극작가 김민정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전문사(극작 전공)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뮤지컬‧오페라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HJ컬처‧한국콘텐츠진흥원, (사)한국극작가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 등의 작가로 활동 중이다.
김기환 부산시 문화체육국장은 “이번에 선정된 최종 작품의 창작자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관객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한국 오페라를 선보일 수 있도록 극과 음악적 완성도를 높여 제작하는 데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종 선정된 팀에는 2000만 원(작곡 1000만 원, 극작 1000만 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공연 시기는 2027년이 유력하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