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비, 주말 기온 뚝…겨울철 ‘도로 위 암살자’ 주의보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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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서 5년 새 ‘서리·결빙’ 사고 곱절로
이례적인 겨울비에다 곧장 영하권 진입
식별 어려운데 더 미끄러운 블랙아이스
경남도, 도로제설대책 세워 선제적 대응

올 3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일원 도로제설작업 모습. 경남도 제공 올 3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일원 도로제설작업 모습. 경남도 제공

이례적인 겨울비가 지나간 뒤 기온이 뚝 떨어질 예정이라 도로 위 암살자라 불리는 살얼음, 일명 ‘블랙아이스(black ice)’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산간지대가 많아 곳곳이 취약구간인 경남에서는 5년 사이 관련 사고가 곱절이나 늘어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서리·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80건, 총 133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사망자는 없었다.

연도별로는 2019년 10건(14명), 2020년 20건(44명), 2021년 15건(25명), 2022년 14건(22명), 2023년 12월 10일 기준 21건(28명)이다. 5년 사이 빙판길 사고가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실제 지난달 18일. 밤사이 내린 눈에 경남 도로 곳곳이 얼어붙어 창원과 양산 등지에서 6중·8중·5중 추돌사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겨울철 내린 눈·비가 도로 틈새에 스며들었다가 추위로 얼면서 도로 표면에 코팅한 듯 얇은 얼음막이 생기는 현상을 ‘블랙아이스’라 부른다. 투명해서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데다 평소 도로보다 약 1.4배, 눈길보다 약 6배 넘게 미끄러운 것으로 알려져 동계 교통사고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이번 겨울에는 블랙아이스 현상이 예년보다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과 다르게 연일 비가 내리고 곧바로 영하권으로 진입해 블랙아이스 발생률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 11~12일 지리산 부근에 75mm, 그 외 경남지역에 30~50mm 비가 내렸고, 오는 14~15일에도 비가 예보돼 있다. 16일부터 날이 차가워지기 시작해 17일에는 10도 이상 기온이 내려갈 전망이다.

운전자는 타이어 마모 등 차량 점검, 안전거리 확보·서행, 급제동·급회전 금지, 브레이크 나눠 밟기,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 조작 등으로 블랙아이스를 예방할 수 있다.

경남도는 ‘겨울철 도로제설대책 추진계획’을 수립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방도 등 관내 도로 1만 1455km에 대한 제설·제빙 매뉴얼을 마련했으며, 단계별 비상근무 체제도 구축했다. 제설차 등 장비 1095대와 도로보수원 등 인원 3830명을 투입해 도로 결빙 예방과 제설작업을 실시한다. 강우 확률 30%·습도 80% 이상에 기온이 2도 이하로 떨어지면 제설제를 준비해 결빙 발견 즉시 도로에 살포한다. 이를 위해 염화칼슘 1789t과 친환경제설제 2257t 등도 준비했다.

기상이변으로 출퇴근 정체가 우려되는 구간엔 우회도로를 지정·관리하는 한편, 염수분사장치 등 자동제설시스템을 68곳에 설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월 사천시 사남면 우천리에 7억 원을 들여 도로 열선이라 불리는 ‘스노멜팅(snow melting)’까지 도입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결빙에 의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도로환경을 관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도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면서 교통불편 등에도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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