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구 청소용역업체, 유령 환경미화원에 2억 지급 의혹
임금 대장 속 미화원 51명 중 7명 ‘유령’
구의회 정홍숙 부의장 지급 대장 공개
부산 연제구 청소 용역업체가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하지 않은 ‘유령 미화원’에게 2억 원을 지급했다는 의혹이다.
13일 연제구의회 정홍숙 부의장은 연제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인 A 사 임금 지급 대장을 공개했다. 2019년부터 2022년 6월까지 기록이 담긴 대장에는 일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름이 발견됐다. 대장에 있는 환경미화원 51명 중 7명이 일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정 부의장은 청소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직접노무비가 이들에게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A 업체 노동자들이 대장을 확인한 결과 A 업체 사장 최측근의 남편과 자녀의 이름도 올라와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A 업체가 유령 미화원 7명에게 지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2억 2600만 원이다.
정 부의장은 “환경미화원들은 추운 새벽 무거운 음식물 쓰레기통을 옮기며 연제구의 청결한 환경을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이라며 “A 업체가 미화원들에게 정당히 지급해야 할 임금을 유령 미화원을 만들어 떼먹는 악덕 기업의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같은 날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A 업체 미화원들은 그동안 51명이 해야 할 일을 44명이 해 왔다”며 “적정 인력보다 적은 미화원들이 높아진 노동 강도에도 정당한 노동력의 대가는 받지 못한 셈”이라고 말했다.
연제구청은 A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어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연제구청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