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재·인프라 모두 갖춘 부산이 ‘K패션 중심지'"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한국섬산련 회장 선출된 데 이어
지난달 금탑산업훈장 '겹경사'
섬유산업은 사양산업 아니야
신기술 융합하면 가능성 무한
부산 기반 신규 브랜드 검토
“부산은 창작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부산을 K패션 중심지로 키워 나가겠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 회장을 맡고 있는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테헤란로 섬유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고향 부산을 비롯한 한국 섬유패션산업의 재도약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섬산련 회장에 선출된 데 이어 11월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하는 등 겹경사를 맞았다. 40여 년 패션 외길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지만 그는 섬유산업의 활력을 회복시킬 책임이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섬유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세간의 평가를 강하게 부정했다. 최 회장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은 발전을 스스로 막는 요인”이라며 “그동안 안주하고 노후된 부분은 섬유업계가 내부 혁신을 통해 유망산업이라는 점을 알리고, 정책적 지원도 끌어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섬유산업은 현재도 총 수출 누적 3000억 달러 이상의 무역 흑자를 내고 있고, 30만 개의 기업을 운영하는 산업”이라며 “섬산련 회장 취임 후 ‘찾아가는 섬유패션 카라반’ 팀을 구성해 업계 현장을 누비며 애로 사항을 듣고 문제점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사양산업이 아닌 신기술과 융합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유망산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가운데 패션 디자인 인재와 산업 인프라를 모두 갖춘 부산은 ‘K패션’ 중심지로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부산을 기반으로 둔 신규 패션 브랜드 사업도 검토 중이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는 원사, 편직, 염색가공, 봉제까지 전 스트림에 걸친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어 협력이 잘 이뤄진다면 충분히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부산은 생산체제와 함께 각 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에 좋은 인재가 많아 패션도시로 육성하기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월 진행한 부산지역 대학생 패션 디자인 페스티벌을 보고 그 잠재력에 매우 놀랐다”며 “부산 시민들의 패션 감각도 남달라 관광과 함께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형지에서 2017년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개장한 쇼핑몰 아트몰링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상권과 함께 아트몰링에서 동아대학교 입구에 이르는 길을 ‘하리단길’로 조성해 서부산 MZ세대 허브로 키우고, 동아대·부산보건대와 함께 상권 브랜딩, 콘텐츠 기획, 상인대학 운영 등을 추진한다. 최 회장은 “부산은 한국의 밀라노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패션도시로 한국 전체의 자랑거리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회장은 고향 부산 사랑은 남다르지만 섬산련 회장으로서 업계 전체와 타 지역에도 소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40여 년 사업 경험과 아시아, 미국 등으로 진출하고 있는 형지의 해외시장 개척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부산섬산련 회장을 경험한 데 이어 한국섬산련 회장을 맡게 되면서 업계 전체와 지역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카라반 활동 등 업계와 다양한 소통을 통해 국내 섬유패션산업이 미래 첨단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