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는 민주 vs 숨죽인 국힘, 부산 정치판 '격세지감'
총선 예비 후보 등록 이틀째
야, 중영도 등 ‘보수 텃밭’ 쏠림
내심 2~3배수 지원자 기대
후보 없어 힘들다는 건 ‘옛말’
여, 중앙당 혼란에 등록 미뤄
사상·해운대을·남갑을 0명
공관위 발족 전후 본격화 전망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 간 등록 추이는 달라진 부산의 정치 지형을 실감하게 한다. 예비후보 등록 이틀째를 맞은 13일 오후 6시 현재 등록을 마친 여야 후보는 모두 44명이다. 국민의힘에서 21명, 더불어민주당에서 1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 18석 가운데 절반인 9석 확보를 목표로 한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역구별로 지역위원장 등을 고르게 배치하고 일찌감치 진용을 짰다. 민주당은 내심 2~3배수의 지원자도 기대하는 모양새다. ‘보수 텃밭’이라는 이유로 마땅한 후보를 구하지 못해 원외 인사를 돌려막기하던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민주당은 사상과 부산진을, 중영도에 가장 많은 예비후보가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사상의 경우 맹주 격이던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당을 위해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현재까지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과 신상해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 야권 예비후보만 등록을 마치고 상대를 기다리는 중이다.
부산진을에서는 이헌승 현 의원의 대항마로 이현 전 부산시의원과 이상호 전 부산시 정무보좌관 등이 민주당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중영도에선 민주당 박영미 전 지역위원장과 김의성 전 청와대 행정관 등 야권에서만 4명이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의 한 민주당 인사는 “직전 8대 지방선거에서 김철훈 전 영도구청장이 비록 재선에 실패했지만 46%나 표를 받았다”라면서 “야당 성향이 강한 제주와 호남 출신의 비율이 높고 황보승희 현 의원이 불출마까지 선언해 더 많은 후보가 몰릴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부산의 지역구 18석 전석 석권을 노리는 국민의힘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초반이지만 예비후보 카드를 대부분 꺼내든 민주당과는 대조적이다.
국민의힘은 지역구마다 등록이 급하지 않은 현역 의원이 버티고 있는 데다 중앙당 문제가 결론나지 않아서 예비후보 등록이 늦어지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야당보다 많은 예비후보가 등록은 하겠지만 시야가 어느 정도 확보되기 전까지는 등록 추이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사상과 해운대을, 합구가 거론되는 남갑과 남을에서는 등록된 여권 예비후보가 한 명도 없다. 특히, 해수부 출신의 조성환 장관이나 박성훈 차관 등 거물급 인사의 경우 출마가 거론되는 지역구가 2~3개씩 중복되는 실정이다. 공천을 노리는 신인들 입장에서는 등록을 망설일 수 밖에 없다. 지방선거와 달리 연고지 개념이 약한 국회의원 선거철에 볼 수 있는 진풍경인 셈이다.
다만, 이례적으로 동래에서만 권영문 변호사와 서지영 중앙당 총무국장이 등록을 마치고 현 의원의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전후해 등록이 대거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천관리위원회도 중요하지만 지도부가 줄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가 그보다 우선이어서 추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