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지뢰밭' 부산 전역 콘크리트 맨홀, 철제로 교체된다
시민 보행 안전을 위협해 ‘도심 지뢰밭’으로 불리는 부산 전역의 노후 콘크리트 맨홀 뚜껑이 내년 상반기까지 전량 철제 뚜껑으로 교체된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6일 부산 동구 좌천동 한 인도에서 노후 콘크리트 맨홀 뚜껑이 파손되면서 행인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맨홀 위를 지나던 행인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갑자기 부서진 맨홀 뚜껑 탓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어깨를 다쳤다.
파손된 콘크리트 맨홀 뚜껑은 2006년 좌천동 아파트 건설 당시 우수를 처리하기 위해 인도에 설치됐는데, 10여 년이 지나면서 노후화가 많이 진행됐다.
도시 미관상 주변과 어울리게 만들어져 이른바 ‘조화 맨홀’이라 불리는 이들 콘크리트 맨홀 뚜껑은 철로 만든 것보다 훨씬 저렴한 데다 물건을 빠뜨릴 위험이 있는 구멍도 작은 편이라 1990년대 말부터 전국 곳곳에 설치됐다.
하지만 상당수 콘크리트 맨홀 뚜껑이 철근 배근 등의 보강장치가 없어 외부 충격이나 노후에 따른 균열에 취약하다. 특히 육안으로는 균열 정도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이번 사고처럼 행인이 무심코 밟았다가 맨홀 뚜껑이 파손돼 쓰러지는 등의 보행 사고가 빈발, ‘도심 지뢰밭’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시는 이달 중 시 전역에 설치된 17만 4484개(우수용 9만 9653개, 오수용 7만 4381개) 맨홀 뚜껑을 전수 조사한 뒤 내년 상반기에 콘크리트 뚜껑을 전량 철제 뚜껑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시는 또 전수조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보행 저해 요인들을 정비할 예정이다.
이근희 부산시 환경물정책실장은 “전수조사를 통해 콘크리트 맨홀 뚜껑과 함께 보행환경을 해치는 것으로 판단되는 주철제 뚜껑 정비도 병행해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