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혐의’로 거액 토해내는 에어비앤비
5년간 단기 임대 소득 세금 미납
이탈리아 정부와 8195억 납부 합의
이탈리아에서 거액의 탈세 혐의를 받는 세계 최대 공유 숙박업체인 에어비앤비가 5억 7600만 유로(약 8195억 원)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AFP,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어비앤비는 이날 성명을 내고 “2017∼2021년까지 호스트의 원천 징수액을 포함해 총 5억 7600만 유로를 납부하는 것으로 합의를 마무리했다”며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로부터 이 금액을 회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이탈리아 세무 당국과 건설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탈리아는 에어비앤비에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에어비앤비는 이탈리아에서 이 기간 집주인의 단기 임대 소득 37억 유로(약 5조 2000억 원)에서 21%를 원천 징수해 세금으로 납부해야 했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밀라노 검찰은 지난달 에어비앤비에 대해 탈세 혐의로 7억 7900만 유로(약 1조 900억 원) 이상을 압류하고 에어비앤비 전직 관리자 3명을 조사했다.
에어비앤비는 2017년 제정된 이탈리아의 임대 소득세 원천징수 법안이 유럽연합(EU)의 과세 원칙과 상충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EU 최고법원인 유럽 사법재판소는 에어비앤비가 이탈리아의 과세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합의금이 이탈리아 세무 당국이 당초 요구했던 금액보다는 낮지만 에어비앤비의 분기별 조정 수익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에어비앤비는 세계 각국에서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리며 규제 폭탄을 맞고 있다. 이 업체를 통해 단기 임대 소득을 얻으려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주택시장에서 장기 임대나 매매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줄이기 위해 공유 숙박으로 얻은 수입에 대한 세율을 21%에서 26%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