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당했다” 피해 학생 10년 만에 최대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교육부, 2023년 실태조사 발표

6만여 명이 “시달렸다”고 응답
초등학생 4만여 명 가장 많아
유형은 언어·신체·따돌림 순
가해학생도 10년 새 가장 높아
언론·드라마 등 문제 부각 영향

교육부가 14일 발표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의 응답률이 10년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14일 발표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의 응답률이 10년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학폭 피해를 호소한 학생들의 비율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비율은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는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과 함께 실시한 2023년 1차 학교 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10일부터 4주간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9%였다. 학생 수로는 5만 9000명에 이른다. 이는 2014년 실태조사에서 1.4%를 기록한 이후 10년 내 가장 높은 비율이다. 피해 응답률은 2020년 0.9%를 기록한 이후 △2021년 1.1% △2022년 1.7%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가 피해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초등학교 학생 중 3.9%(4만 1100명)는 ‘학교 폭력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중학교는 1.3%(1만 4000명), 고등학교는 0.4%(3700명)로 집계됐다.


학교 폭력 유형으로는 언어 폭력이 37.1%로 가장 높았다. 언어 폭력은 지난해 조사 당시 41.8%에 비해 4.7%P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언어 폭력에 이어 신체 폭력(17.3%)과 집단 따돌림(15.1%)이 뒤를 이었다. 집단 따돌림과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피해자의 비율은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학교 폭력이 일어난 장소는 교실이 29.0%로 가장 높았다. 학교 안에서는 교실에 이어 △복도·계단(17.7%) △운동장·강당(10.4%) 순이었고, 학교 밖에서는 △공원·놀이터(9.0%) △사이버공간(6.3%) △학원(5.0%)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 폭력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가해 학생 비율도 10년 새 가장 높았다. 가해 응답률은 1.0%(3만 300명)를 기록해 2014년 이후 가장 높았다. 가해 응답자들은 학교 폭력을 한 이유로 △장난·특별한 이유 없음(34.8%) △피해 학생이 먼저 괴롭힘(25.6%) △피해 학생과의 오해·갈등(12.1%) 꼽았다.

교육부는 학교 폭력 피해·가해 응답률이 높아진 것은 최근 언론과 드라마 등을 통해 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고등학교 학교 폭력을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는 올해 상반기 많은 사회적 쟁점을 남기며 큰 인기를 얻었다. 정순신 변호사는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이후 아들의 고등학교 당시 학폭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교육부 김연석 책임교육정책실장은 “학교 폭력이 사회적 쟁점으로 조명받으며 관심이 높았던 시기에 조사 실시돼 전년보다 피해 응답률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한 학교 폭력 전담조사관(SPO)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 성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