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힘 총선 승리하면 제가 터널 못 나와도 만족"
불출마 선언 이후 첫 공개 일정
여당 승리 위해 본인 희생 재확인
15일 부산서 마지막 의정 보고회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14일 불출마 선언 후 첫 공개 일정에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정치인 장제원이)칠흑 같은 터널에서 나오지 못해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총선 불출마로 정치 인생에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내년 총선에서의 여당 승리를 위해 희생을 택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장 의원은 이날 부산 부산진구 부산적십자회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부산포럼 ‘목요시민강좌 600회 및 여성위원회 발족 기념식’에서 “22대 국회가 만들어질 것이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 저는 긴 터널에 들어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장 의원은 이날 당의 비상대책위 전환 등 정치 현안에 대해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과거 자신의 정계 입문 결정에 계기가 됐던 선친인 고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정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군인들이 국민들을 밟고 권력을 찬탈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런 정부 밑에서 아버지가 국회의원을 하는 데 대해서 굉장한 충격을 받았고 이에 직접 따져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정권에 들어가서 권력을 탐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답변을 주셨다”며 “실제로 아버지는 당 정책위 의장을 역임하며 의료보험제도 확대, 최저임금법 제정, 초등학교 의무교육 등 국민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실현해낸 모습을 보고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매력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며 “지금은 정치를 잠시 멈추겠지만 국민이 힘들고 어려울 때 손잡아 주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 후 첫 일정인 만큼 지역 정치권에서는 장 의원의 발언과 표정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장 의원은 이날 행사장에서 자신을 향한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에 웃음을 지어 보이며 시종 환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일 불출마를 선언한 장 의원은 당분간 지역구 일정에 집중하며 내년 총선 불출마로 인한 지역민의 상실감을 위로하는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 첫걸음으로 15일 부산 사상구청에서 마지막 의정 보고회를 갖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부족하지만 사상구 그리고 사상구민을 사랑했고, 사상구민께 제 진심을 담아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고 한다”며 “많이 감사했다. 하늘같이 베풀어주신 사랑과 은혜 결코 잊지 않고 평생을 살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